• 2019. 7. 27.

    by. Conpresent

    Staunton - Illiopolis

    1. 오늘은 일리오폴리스까지 달린다. 오래전부터 계속 연락을 취했던 웜샤워인데, 평도 좋고, 웜샤워 소개 란에도 부부가 오랫동안 함께 자전거를 탔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을 만나는 것이 더 기대가 되었다. 중간에 오픈라이더 배터리가 나가서, 두번으로 나뉘어 찍혔다.

    루트 66을 우리가 계속해서 달리면서 시카고로 향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표식들을 볼 때 마다, 여전히 우리가 잘 나아가고 있음에 뭔가 조금은 안심이 된다. 우리의 삶에도 마치 이런 것과 같이 내가 잘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들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면 뭔가 조금은 더 확신을 갖고 내가 하는 것을 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런것을 알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더 다채롭게 되지 않을까.

     


     

    중간에 잠시 지나가게된 마을, 뭔가 동화에 나오는 마을 같은 느낌이다.

     

    양 옆으로 높게 뻗어있는 옥수수들


    2. 오늘 웜샤워의 집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대하던 처음 반응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의 이름을 물어보면서, 한번 안아도 되냐고 물어보고, 고생했다며 우리를 안아주었다. 낯선 땅에서 낯선이에게서 받는 따뜻한 마음은 오늘 하루 고생한 내 마음을 녹여주었다. 동시에 땀에 찌들고, 어쩌면 냄새가 나는 우리를 그렇게 따뜻하게 맞아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때문에 일리오폴리스는 내게 미국 횡단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되었다.

    이들도 바로 어제까지 가족끼리 캠핑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래서 집이 조금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전혀 우리에게 미안할게 아닌데,)

    자신의 아들이 지금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서 방이 비었으니, 한명은 아들방에, 한명은 다른 방에서 자면 된다고 우리를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수건을 주면서 고생했으니 씻고 쉬어라고 했다.

    Cycling is much more than pedaling, steering and balancing.
    It is the wind in your face and the magic of discovering new places.
    When you are touched by the spirit of cycling you will know the freedom of the wind and the joy of life.
    - Linda Harris -


     

    3. 씻고 휴식을 취하면서 점차 배가 고파져왔다. 우리가 아래로 내려오니, 분주하게 움직이던 이들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와서 배고프지 않냐고 먼저 물어봐주었다. 그리고는 여기 있는 음식 아무거나 먹으라면서 주방을 소개해주었다. 주방에는 과일과 마실 것들, 빵들이 있었고, 우리는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아내가 남편이 저녁을 곧 준비해줄테니, 너무 많이는 먹지말라는 말에 우리는 그의 요리실력을 한껏 기대하게 되었다. 남편은 저녁요리를 준비하고, 아내는 빵을 손수 준비해주었다. 그래서 저녁식사가 정말 풍성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구운 빵과 직접만든 주먹만한 크기의 미트볼과 파스타는 정말 감동이었다. 먹는 내내 최고라는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디저트 또한 직접 만든 머핀이다. 그리고 하얀 것은 슈가 코팅이다. 인터넷을 보고 한번 따라해봐야겠다 하고 했는데, 생각보다 모양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지는 몰랐다고 했다. 비주얼이 조금은 그렇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었다!


     

    4. 저녁식사를 하면서, 가족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앨범을 가지고와서 두명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앨범을 쭈욱 보여주는데, 두명이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시카고에서 시애틀까지 하는 자전거 여행으로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때의 앨범을 보여주었다. 둘의 젊을때의 모습이 사진속에 잘 담겨있었다.

    그리고 자녀들과도 일년에 한번씩 자전거에 캠핑장비들을 다 실어서 자전거로 여행을 떠나는데, 그때마다 앨범을 하나씩 만들어서 남긴다고 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하는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본인들과 자녀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참 좋아보였다.

    역시나 사진은 직접 뽑아서 보는 아날로그적인 것이 그 감성을 충분히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