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8. 23.

    by. Conpresent

    Morris - Bolingbrook

    1. 오늘은 아침부터 매우 흐렸다. 아마도 라이딩 하면서 오늘이 가장 흐린 날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날씨가 그렇다보니, 좀 더 집중하여 안전에 유의하면서 달렸다.

    모리스의 아침

     

    안개를 뚫고 달리면 좀 신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치 뭔가 영화에서 본것만 같기도 하고, 손 끝과 코 끝, 턱 끝에서 물방울이 맺혀서 하나씩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점차 옷은 습기를 먹어가고, 축축해진다.

    그래도 적어도 시원하지 않는가!


     

    이런 커피는 처음이지?

    2. 달리다가 지친 우리에게 새로운 활기를 부여하기 위해 들어간 세븐일레븐에서 커피를 좀 마셔야 겠다 하고 찾아본 커피 칸에서 새로운 음료를 찾아 볼 수 있었다. 바로 단백질이 강화된 커피였다. 이 한캔에 20g이라니! 근성장에 도움이 될것만 같은 음료다. 이것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마시고 더욱 힘을 내서 오늘 달려야 하는 거리를 달렸다.

    시카고에 거의 다다라서 나타난 세틀러 공원

    3. 아침에 짙게 깔렸던 안개는 온데간데 없이 다 걷혔고, 우리는 맑은 하늘 아래에서 라이딩을 하였다. 그러다 이제 공원이 하나 나와서 잠시 쉬어갔다. 오늘같이 공원이 있어서 쉴 자리가 있고, 그늘이 있는 날은 정말 감사하다. 최대한 그늘을 찾아서 쉬려고 하는데, 그늘을 찾으면 주로 의자가 아닌 그냥 바닥에 자전거를 눕혀두고, 앉아서 쉬어야 하는 날들이 잦았기 때문이다. (사실 등을 기댈데가 없으면 누워있기를 택했다.)

    오늘 지나가다 들린 공원은 세틀러 공원이었다. 공원을 가로질러 나있는 자전거 길은 완벽했고, 공원에 있는 호수 또한 완벽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아무리 힘들다 하여도 좋은 경치를 보며 눈이 즐겁다면 다리가 힘들고 엉덩이가 아픈 것 쯤이냐 참아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실내 자전거를 정말 못타겠다. 재미가 없다.

    엘에이부터 시카고까지 함께해준 장한 자전거. 블루 레포츠의 뱅퀴시 제품.

     


     

    드디어 시카고 도착!

    4. 마침내 시카고에 도착했다. 뭔가 말로만 듣고, 언제 도착하나 간절히 바라고 상상하던 곳에 도착하게 되다니! 벌써 모든 횡단을 다 끝낸듯한 느낌을 받는다. 벌써 그것만으로도 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시카고에서 사시는 건일 형님을 볼링브룩에서 만나 차량으로 시카고 시내까지 라이드를 받았다. 프로젝트 초창기때부터 우리를 도와주신 참 감사한 분이다! 시내로 자전거를 타고 들어오는 것이 위험할 수 있으니 그래도 좀 외곽지역에서 만나자고 하셨다. 시카고 중심부로 들어가면서 형님과 하나하나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시카고가 어떤 도시인지, 역사와 사람들과 이곳에 대해 우리는 하나씩 알게되었다. 

    오래전 있었던 시카고 대화재, 그리고 시카고가 오래된 건물들을 부시지 않고 그대로 두며 새로운 건물들을 건축하여 구와 신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동네라는 점, 그리고 다양한 건축물들을 보기위해 건축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다는 것, 겨울에는 한반도보다 큰 미시간 호수가 통째로 꽁꽁 언다라는 것 등 우리는 재미있는 얘기들을 들으며 숙소로 이동했다.

    올해는 시카고에서 이리저리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 건일형님이 올해는 가족과 휴가를 다른 지역에 가서 보내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사실상 오늘 보는게 우리는 마지막으로 보는거였다. 만나자마자 오늘이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아쉬웠지만, 그래도 우리를 위해 친히 픽업을 나와주셔서 감사했다.

    2018년 롤라팔루자

    5. 차를 타고 가는데, 앞쪽에 나의 눈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저게 뭔지 궁금해서 건일 형님께 물어보니, 시카고에서 매년 하는 음악 페스티벌 광고라고 했다. 물론 올해 내가 갈 일은 없겠지만, 저게 어떤 거고, 어떤 아티스트들이 오는지 궁금해서 급하게 사진을 찍었다. 

    2018년때는 롤라팔루자가 우리가 시카고에 머무는 기간동안에 진행되었다. 그때 롤라팔루자가 열리는 공원은 사람으로 정말 가-득 하다. 그리고 그 주변을 걷기만해도 우리는 가수가 라이브로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귀로 들을 수 있다. (눈으로는 아쉽게도 못본다)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한국에서도 열리는 많은 페스티벌이 있는데 기회가 되면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018년 라인업은 못찾았고, 2018년 라인법이다. 정말! 정말~ 많다! 당신은 이중에 얼마나 많이 아는가?!

     

    롤라팔루자 홈페이지, 벌써 2020년 티케팅을 진행중이다.

     


     

    시카고 딥 디쉬 피자, 루 말나티스(Lou Malnati's Pizzeria)

    6. 시카고에 왔으면! 시카고피자를 먹어봐야하지 않겠나? 오늘 저녁은 우리를 도와주시는 또 다른 분인, Jane 선생님 부부와 신용환 선생님과 함께 했다. 피자를 좋아하는 나는 시카고에서 꼭 시카고 피자를 먹어보리라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첫날 저녁부터 바로 먹게될 줄은 몰랐다. (물론, 기분은 엄청 좋다)

    애피타이저로 시킨 Calamari, 오징어 튀김이다.
    그리고 나온 피자!
    뒤쪽 피자를 보면 피자의 두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시카고 피자를 처음 보게 됐을 때, 생각보다는 많이 두껍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내 피자를 자세히 보자 도우 위에 놓인 치즈와 토핑이 흘러내려서 낮아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를만큼 피자의 내용물이 많았다. 그리고 나는 페퍼로니 피자를 좋아하는데, 역시나 페퍼로니는 언제나 실패하지 않는다. 오늘도 피자는 성공적이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우리는 우리가 머무는 신영환선생님 댁으로 왔다. 사모님께서 아이를 데리고 잠시 한국으로 귀국하신 터라 집에 머물공간이 있어서 우리를 흔쾌히 받아주셨다. 그대신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키우는 강아지 두마리를 산책을 시키고 밥을 주는 것이었다. 이 강아지들에 대한 얘기는 다음번에 좀 더 해보자. 시카고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아직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오늘도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아서 참 감사한 하루다! 시카고에서 있을 인터뷰와 행사들을 잘 준비하면서 다음 라이딩을 위해 체력도 잘 충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