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8. 18.

    by. Conpresent

    1. LA에서 수요집회를 하고난지 한달이 넘었다. 수요집회 이후 큰 행사가 없이 라이딩만 하다가 드디어 시카고에서 미국 내 두번째 수요집회를 하게 되었다. 우리가 머무는 숙소에서 수요집회 장소인 위글리빌딩(The Wrigley Building) 까지는 자전거로 거리가 30분정도 떨어져있어서 우리는 집회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아침부터 빨리 준비해서 나갔다. 

    (좌) 자전거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 / (우) 행사장인 위글리빌딩 앞

     

    2. 시카고에서는 여성인권단체인 칸윈(KAN-WIN)이 개최를 도와준다. 그래서 시카고에서의 행사는 그 단체와 함께 나름 크게 열 수 있었다. 이번에 칸윈에서는 위안부피해자 할머님들이 미술심리치료를 받으시면서 그리셧던 그림 작품들을 크게 프린팅해서 액자에 담아 나왔고, 또한 악기들과 마이크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다.

     

    시카고에서 진행한 수요집회

     

    3. 행사는 'Come, Sit with Her' 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칸윈과 3A Project의 발언이 있었고, 그 이후에는 한복을 입은 소녀분이 의자에 앉아계시고, 이 행사를 지켜보시는 관객분들에게 나와서 소녀와 함께 앉아달라고 요청했다. 그 행동을 통해서 피해자 할머님들과 함께 연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여러 관객분들이 용기를 내어 나와서 우리와 함께 연대해주셨고, 감동적이었다.

    3A Project의 발언

     

    4. 행사장에는 시카고에서부터 함께 할 토니가 함께해줬고, 이것이 공식적으로 그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첫 행사였다. 행사장에서는 한인 언론매체에서 촬영을 나와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한인분들과 미국분들에게 우리의 취지가 알려질 수 있겠다고 생각되었다.

    미국인이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뜨거운 관심을 가져줬다. 특히나 토니는 감사하게도 우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공부해왔고, 그덕에 그는 프로젝트에 대해 개인적인 의미를 갖고 이프로젝트에 참여할 있었다. 어떻게보면 본인의 고향인 시카고에서 자신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드러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때문에 대단해보이고, 그의 뜻이 크게 다가왔다.

    예정된 행사를 모두 마치고 우리는 리버사이드로 이동해서 시카고를 좀 더 누리기로 했다. 시카고옆에 있는 미시간호수는 한반도보다 더 크다. 그렇기에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면 마치 바다를 보는 것 같이 마음이 평온해지곤 했다. 그리곤 금세 이곳이 바다가 아닌 호수임을 깨닫고 세상은 넓고 그 안에서 나의 작음을 느끼곤 했다.

     

    리버사이드에서 바라보는 시카고 도심의 모습, 마천루들을 바라보며 하늘위에 놓여진 선들을 눈으로 쫓아가면 자연과 도심이 하나되어 있는 것을 느낄 있었고, 이런 곳에서 살고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오전부터 행사까지, 그리고 이후 우리끼리 시간을 보낼때까지 화창했던 날씨는 정말 순식간에 바뀌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고가던 우리는 많이 내리기 전에 집으로 가자고 달렸지만, 더이상 우리가 감당할 없는 정도로 비가 오면서 우리는 언제 그칠지 모르는 비를 피해 잠시 쉬어가자고 했다. 무더웠던 열기를 잠시 식히며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며 숨을 골랐다. 중부의 날씨는 정말 급변한다지만, 이렇게 갑자기 비가내릴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역시 미국은 땅이 크니깐 별일이 생기는구나 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웃어넘겼다.

    Portillo's Hot Dogs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씻고 오늘은 저녁에 숙소를 제공해주시는 영환선생님께서 저녁을 대접해주시겠다고 하셨다. 시카고에서 오래동안 지내신 분이라 그런지 시카고에오면 시카고 핫도그를 먹어야 한다고 우리를 맛집으로 데려가 주셨다. 내부로 들어가니 사람은 역시나 많았고, 화려한 조형물들로 눈도 즐거운 곳이었다. Portillo’s Hotdogs! 신선한 야채들과 소세지로 우리는 든든하게 저녁을 채울 있었다.

    John Hancock Center Night View

    그리고 우리는 시카고에서 야경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중 하나인 핸콕센터를 몰랐다. 라운지로 올라가서 음료를 시키고 앉아서 한밤중의 시카고는 화려한 조명들로 감싸져있었다. 어느 국가, 어느 도시를 가던지 야경을 보는 것은 좋다. 그리고 곳만이 가진 화려한 모습을 눈에 담는다.  고요하게 적막만이 가득한 도시의 밤풍경속에 함께 들려오는 재즈는 도시를 완성하는데 충분하다. 

    Andy's Jazz Club

    이후 우리는 좀 더 시간을 보낸 뒤, 재즈바로 향하기로 했다. 내 생에 처음 재즈바를 가보는 것이었다. 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바는 나에게 생소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을 가는게 많이 기대가 되었다. 재즈바의 내부는 어떨까? 그곳에 찾아온 사람들은 어떨까? 어떤 자세와 복장으로 그곳에서 음악과 술 그리고 음식을 즐길지 궁금했다. 그리고 미리 찾아봤다면 알겠지만, 누가 공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곳을 찾아가는 설렘은 그 기대감을 더 증폭시켰다.

     

    시카고의 밤을 누렸던 오늘 하루, 이젠 시카고를 안다고 있을까?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있어 이곳에서 머무는 고작 5일의 시간은 이곳을 내게 담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다. 날씨는 급변했지만, 오늘 하루의 마지막은 언제보다 평온했던 하루같다. 사실 하루를 쉬더라도 내일은 달려야 하는 그런 생각에 하루 하루를 충분히 쉬지 못하고, 이곳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오늘은 그런 생각이 전혀 없이, 마치 고민할 없이 누리면 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시카고를 누볐던 같다. 남들의 기대와 완주를 해야한다는 의무감을 떠안고 달리던 것과는 달리 쉼이 있었던 같다. 그렇게 있도록 모든 것을 계획하고  휴가를 쓰고 우리를 찾아와준 이들에게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