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3. 12.

    by. Conpresent

    나는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떤 사람과 오래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사람의 말투나 제스쳐를 따라 하고 있음을 본다. 본인의 말투나 행동을 내가 따라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진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그 사람과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뤄간다.

    나는 고등학교까지는 경상도에서 보냈고, 20살 이후로는 충청, 경기 지역에서 보냈다. 19살까지 속했던 경상도 커뮤니티가 아닌 커뮤니티는 내게 새로웠다.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던 것은 바로 말투가 달라진 것이었다. 그리고 나의 말투를 따라 하려는 친구들을 볼 수 있었다. 나 또한 표준어를 어설프게 따라 하며 나름 긴장한 상태에서는 표준어를 구사한다고 생각했으나, 친구들은 (나름) 표준어를 구사하는 나에게 그랬다. "그냥 사투린데?"

    그렇다. 내가 속해온 커뮤니티는 나를 만들었고 그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경상도를 떠난 지 8년쯤 되니 긴장하면 사투리 억양이 약해지는 듯하다. 그래도 참 신기한 것은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투리가 바로 나온다. 아무래도 편한 것에는 좀 더 쉽게 돌아가는 듯하다.

    한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이젠 내가 편한가 보네, 사투리 쓰는 거 보니". 그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는데, 아마 다시 물어본다면 이렇게 얘기할 것 같다.

    '글쎄, 편하기보단 더 가까워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