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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인상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제목.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개발협력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봤을법한 질문일 것이다.
수십년 동안 천문학적인 돈이 투자되었는데, 왜 여전히 많은 나라들은 어려움 속에 있는가?
과연, 개발협력이란 의미가 있긴 한 것일까?이 책의 영어 원문은 2006년에 발간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과연 17년 전의 내용을 담은 책이 과연 어떤 현재의 얘기를 담을 수 있을까? 과거의 얘기만 담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러한 나의 걱정은 기우였음을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드는 생각은, 쳇바퀴 돌 듯 과거의 문제가 오늘날까지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는 아프리카 곳곳에서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긴 할까? 였다.
2. 책에 대한 소개
본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자생한 독재정치가 자국에 얼마나 해를 끼쳐왔는지를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문화와 가치로 초점을 옮겨,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탄압을 묵인하기 위해 그것들이 어떻게 왜곡되었는지를 살펴본다.
2부는 탄자니아, 코트디부아르, 중앙아프리카 국가에서 발생한 만성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살펴본다.
3부는 서방국들이 아프리카를 지원할 때 당면하는 어려움과 아프리카 정부와의 개별적인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되었던 요인들을 살펴본다.
4부는 아프리카를 변화시킬 열 가지 방안, 그리고 아프리카인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는 고무적인 징조들을 제시한다.
이 책 한권은 정말로 많은 내용을 압축하여 담고 있는 책이다. 400페이지 남짓되는 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화배경, 정치까지 아우르며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적혀있는 것이라 이 책의 내용이 모든 아프리카 국가를 대변한다곤 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을 커버하고 있으며, 저자의 수십년간의 아프리카의 경험이 그 지식들을 뒷받침해주고 있기에 이 책 한권으로도 아프리카에 대해 충분히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아프리카가 겪는 어려움은 누구의 책임인가?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이런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면서 읽었다.
혹자는 아프리카가 겪는 어려움은 그들 내부적인 문제인 것이라 치부하며, 혹자는 외부적인 억압과 통치가 그들로 하여금 어려움을 겪게 했다고 말하곤 한다. 이 책에서는 아프리카가 겪는 어려움은 어떠한 일회적인 사건이나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닌, 다양한 문제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그것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질문을 던지며 책을 읽던 중 ,이전에 한 책에서 봤던 내용이 떠올랐다. 그 책은 바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어제까지의 세계(The World Until Yesterday)'이다. 그는 이 책에서 적도부근의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해 많은 근거들을 제시하는 데, 그 중 한가지가 바로 기후와 토양이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언급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인류의 요람이지만 그곳의 기후, 질병, 토양, 곤충은 태초부터 인간의 진보를 방해했다. (p.59)
우리가 부모를 바꿀 수 없듯, 한 국가의 토양과 기후는 타고난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갈 것인지는 그 국가가 가장 잘 알 것이기에, 그들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측면에서, 서방세계의 지속적인 지원은 그들로 하여금 안일하게 만들었고,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원조로 하여금 그들로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들었다. 그 사이, 권력자들은 그들의 부를 할 수 있는만큼 채워갔다. 마치, 이 원조가 끝나기 전에 한탕 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4. '철저한 계획과 행정을 통한 투명성 증대' vs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지원'
줄다리기를 하듯 팽팽하게 양 극단에서 서로의 주장이 더 중요하다고 잡아당기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정말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그렇기에 이는 국제개발에 많은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된다.
이러한 팽팽한 모습을 보여주는 글을 책에서 가져와보았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가 잘못되었다거나 불필요하다고 치부할순 없을 것이다. 언제나 둘 다 강조되어야 하는 중요한 것들임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논의가 계속될 수록 부딪히는 소리는 더욱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부딪히는 소리가 많이 날수록 잘나아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저자가 제안하는 혁신적 전략 10가지 또한 아프리카 국가 내,외부 적으로 부딪히는 소리가 더욱 많이 날 것 같은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썩은 부분이 있다면 도려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듯, 더욱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것은 바로 그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파트너십>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갈등을 위한 갈등이 아닌,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잠27:17), 우리의 파트너(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갈등, 기분좋은 부딪히는 소리가 더욱 많이 들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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