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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중 가장 큰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수능이 끝났다.
언제나 그랬듯, 수능 당일 오전에는 긴장감이 맴돌고,
수능이 끝나고 난 뒤 저녁시간에는 여유로움이 맴돈다.
누군가는 웃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는 그 시간, 우리 모두는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녹아내릴 것이다.
수능을 본 지13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당시 수능을 보던 내 심정이 다시 새록새록 생각나는 듯 하다. 긴장하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챙겨서 시험장으로 향했던 그 날 말이다.
수능이 끝나고 나면, 그 해의 ‘필적문구’는 어떤것이었는지가 주목을 받는다.
내가 수능을 볼 때 필적문구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기억 속 단 한켠에도 그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었다. 단지 어떤 문제를 잘 풀었는지 못풀었는지, 혹은 그저 1년의 농사가 끝났다는 후련함이 더 큰 공간을 차지했기에,
이번에 다시 열어보니,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이라는 문구였었다.
아이를 갖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 이후, 이 세상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 명 더 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까닭에 진실로 이 아이를 사랑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 이 아이를 사랑하는 것일까?
세상의 다양한 형태의 사랑 중, 이유가 없는 사랑은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아이를 나의 것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가 세상 속에서 온전하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점에서 올해 수능의 필적문구가 함께 와닿는다.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아이를 나의 소유가 아닌, 온전한 자유의지를 가진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넓은 세상을 누비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부족하지만 아버지가 될 마음을 먹어본다.'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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