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5. 4.

    by. Conpresent

    글렌데일 도서관 앞 소녀상

    1. 오늘은 3a project의 미국 횡단 출정식을 하는 날이다. 미국에는 수십개의 소녀상이 여러 도시에 세워져 있다. 그 중 우리는 Glendale에 세워진 소녀상에서 출정식을 했다. 매해 우리 프로젝트는 이곳에서 출정식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신부님과 신부님과 친한 친구(?)인 스님이 출정식의 한 부분을 맡아주셨다. 그래서 기도와 축원으로 우리의 안전한 횡단을 응원해주셨다. 또한 몇몇 한인 분들이 참석하셔서 우리의 출정을 응원해 주셨다. 

    앤소니 포르탄티노 주 상원의원의 감사장

    2. 또한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앤소니 포르탄티노 주 상원의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3a project를 참여하는 멤버들에게 감사장을 주었다. 포르탄티노 주상원의원은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특히나 여성인권의 문제인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알고 계속되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분의 보좌관인 한국인 이벳 킴께서 대리로 수여하였고, 이에 우리는 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든든한 지지를 힘입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3. 잠시 출정식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본다. 우리는 이 날 아침에 일어나 옷을 챙겨입고 우리는 글렌데일 도서관으로 향했다. 출정식은 12시였지만, 초행길이라 못찾을수도 있을거라 생각해서 30분정도 여유있게 출발했다. 

    프레임에 브레이크를 고정시키는 나사가 풀렸다.

    4. 순조롭게 잘 가던 도중 내 자전거에서 챙!챙! 무언가 스포크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프레임에 고정되어 있어야 할 브레이크가 떨어져서 덜렁덜렁 흔들리며 스포크에 부딪히고 있었다. 처음 겪는 상황이라 무엇이 문제인가 찾아보니 나사가 사라진 것이다. 사실 어디서 이 나사를 떨어뜨렸는지 감도 오지 않아 방금 왔던 길 약 10M 가량을 돌아가서 그 주변 바닥을 샅샅이 찾아봤다. 길에 보이지 않자 우리는 차 밑을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주변 집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우리에게 뭐하냐고 매우 크게 소리쳤다. 쳐다보니 그의 표정 또한 뭔가 우리를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잠잠히 생각해보니 우리의 행동이 충분히 의심을 살만했었다. 우주복 같은 이상한 쫄쫄이를 입은 애들이 주차되어 있는 차 주변을 훑고 있으니 말이다. 

    5. 그가 다가오자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자전거 여행하는 사람들인데,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다. 브레이크를 고정하는 나사가 빠져버려서 혹시나 이 주변에서 빠진건가 하고 찾고 있었다고 말하고, 자전거를 보여주니 그제서야 그의 표정에서는 의심이 사라졌고, 함께 걱정해주었다. 출정식 시간은 점차 다가오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그때 한국에서 혹시나 필요할까 하고 사왔던 케이블타이가 가방에 있단 것이 생각났다. 브레이크와 프레임을 케이블타이로 묶으니 그럭저럭 잘 붙어있었다. 일단 출정식을 하는 장소까지는 잘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후에 자전거 방을 들려서 한번 정비를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6. 출정식을 마치고 우리는 한인타운쪽에 있는 자전거 방을 검색해서 찾아갔다. 'Godspeed'라는 이름의 자전거 방이었는데, 점원은 히스패닉계열 사람같이 보였는데 사장님은 한국인이었다. 우리는 자전거로 횡단하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자전거의 상태를 한번 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보더니 맞는 볼트와 너트를 가져와서 브레이크를 프레임에 고정시켜주었고, 그 외에 필요한 부분들을 한번씩 봐줬다. 처음에는 자전거에 문제가 생겨서 너무 당황했는데, 오히려 이를 통해 자전거를 한번 정비받고 출발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횡단을 하던 도중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면 참 아찔하기 때문이다. 

    내게 안좋은 일이 생긴다면, 그것이 항상 안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어날 일은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다만 지금 일어난 것에 대해 감사한다면 그것은 안좋은 일이 아니다. 초기에 생기는 문제는 작은 손해로 막을 수 있다. 다만 이를 잠시 눈 가리기로 쉬쉬한다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모든 상황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갈등을 우리가 맞닥뜨리기 싫어 쉬쉬한다면, 이는 더 크게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나는 것이 싫어 감추었다간 나중에 큰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

    '매도 빨리맞는 것이 낫다' 옛 말에 틀린 말 하나 없음을 이렇게 또 한번 더 깨닫는다.

    LA에서 도움을 주시는 감사한 분들

    7. 이 날 저녁은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쉼터에서 우리의 출정을 축하하며, 응원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곳에서 참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3a project를 기억하시고 매해 도와주시는 이 분들이 참 감사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른쪽 사진과 같이 이 시간, 이 공간은 정말 따스했다. 그 때 그 느낌을 정말 잘 담아내고 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