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5. 1.

    by. Conpresent

    LAX 공항도착!

    미 대륙 자전거 횡단 시작

    1. 인천에서 출발하여 상해를 경유하여 드디어 엘에이로 도착했다. 처음 공항에 입국하여 입국심사를 받는데, 심사하는 분이 내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이것저것 물어봤다. 

      - 방문 목적이 뭐냐,
         => 미국 여행하러 왔다. (자전거로 횡단한다고 하면 안 보내줄 것 같아서..)

      - 얼마나 머물다가 돌아갈거냐,
         => esta로 머물 수 있는 90일을 거의 다 채우고 돌아가려고 한다.

      - 어디서 머물 거냐,
         => 아는 한인 분들이 있어서 그곳에서 머물 거고, air bnb도 이용할 생각이다.

      - 돈은 얼마나 챙겨 왔냐,
         => 현금은 $500 정도, 그리고 카드에 $4000 정도 있다.
      - 카드 보여줘 봐.

      - OK 잘 가! 도장 쾅!

    2. 입국심사를 통과하고, 짐을 찾으러 갔다. 대형화물은 따로 받아야 해서 대형화물 받는 곳에 갔다.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자전거 두대를 보게 되었다. 그곳을 관리하는 분이 또다시 나에게 대화를 걸었다.

      - 설마 횡단하는 건 아니지?
          => 맞아! 횡단하려고! 

      -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하는 거 맞지?
          => 그럼, 알고 한다.

      - Crazy! 안전하게 마치길 바라
          => 고마워!

    3. 미국에 오기 전까지 미 대륙 횡단에 대해서 크게 두려움이 없었다. 아마도 그 거리에 대해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처음 도착해서 미국인들에게서 나오는 반응이 저러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덤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 횡단하면서 미국에 사는 분들에게 종종 '미국에 사는 사람은 거리를 알기 때문에 절대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이때 무언가를 조금 알고 있으면, 두려움에 선뜻 어떤 것도 도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 LA에서 우리를 도와주시는 신부님이 계신다. 그 신부님은 3A Project가 처음 진행될 때 아시고 두 번째부터 도와주셨다. 그 도움은 우리가 처음 미국 땅을 밟고 그곳에서 적응하는데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된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받고 부랴부랴 WI-FI를 잡았다. 미국에 와서 SIM 카드를 사려했기 때문에 미리 SIM 카드를 사 오지 않았다. 우리를 픽업하려 공항에 나오신 신부님과 만나기 위해 카카오 보이스톡을 이용했다. LAX에서는 잠시만 차량이 주차돼 있어도 Parking ticket을 받기 때문에 빠르게 차에 짐을 실어야 했다. 신부님이 공항 주변을 두어 번 도신 다음에야 우리는 만날 수 있었고, 짐을 싣고 신부님 댁으로 이동했다. 

    5. 신부님은 한인 노숙자분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시는데 몇 년 전에 자신의 집을 팔고 이곳에서 그들과 함께 지내고 계셨다. (물론 사모님도 함께) 이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누구나 생각으로 꿈을 꿀 수 있지만, 그들은 몸소 그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을 것이지만 그것이 결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쉼터

    6. 쉼터에는 약 10분이 조금 넘는 수의 노숙자 분들이 지내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의 방문을 환영해 주셨으며 우리의 여정을 함께 응원해주셨다. 이분들은 어떠한 꿈을 갖고 한국에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을지, 어떠한 사연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참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그래도 이 주변을 다니시면서 신부님이 한인 노숙자 분들을 한 분 한 분 이곳으로 모셔와서 함께 지내는 사역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7. 신부님은 이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셨다. 이들에게 조금의 노동을 요구하셨고, 매번 신부님이 일을 찾아서 시키셨다. 정확히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는지 내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신부님은 쉼터에서 지내시는 분들에게 작은 규칙들을 정해 놓으셨다.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 내가 지닌 것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내가 가진 지식, 즉 내 생각으로 인해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전하지 못하는 것 등 많은 생각이 드는 미국의 첫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