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8. 31.

    by. Conpresent

    캄보디아에 오자마자 첫 여행을 떠나게 됐다.

    EDCF 인턴들과 함께 다섯명이서 1박2일로 캄폿-껩으로 떠났는데, 그 얘기를 좀 할까한다.

    캄보디아에 처음와서는 한동안은 프놈펜을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프놈펜을 벗어날 줄이야..

    우리는 버스를 타고 여행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나는 버스라길래 한국에서 우리가 주로 타던 그런 45인승 버스일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탈 버스를 본 순간, 그런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탈 버스는 바로 이런 승합차였다. EMS 수화물들과 함께 실려가는 것이었다.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새로웠지만, 그래도 한번 경험해보기로 했다.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승합차에 짐과 함께 실려가는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프놈펜을 벗어나자마자 더 큰 문제가 생겨났다.  바로 길의 상태였다.

    길은 나의 예상보다 더 안좋았고,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 움직이고, 바퀴가 구르면서 내는 소음은 귀를 때렸다. 설상가상으로 중간중간 데이터가 터지지 않기도 했다. 터지지 않는 휴대폰을 붙잡고 다운로드 받아놓은 음악만 열심히 들으며 껩으로 향했다.

     


     

    드디어 도착!

    껩은 '크랩'이 유명하다. 그렇다. 우리가 아는 그 게다. 이곳에는 '크랩마켓'이 있고, 그리고 또 유명한 것이라면 '토끼섬'이 있다. 껩에서 배를 타고 20분정도 들어가는 곳인데, 밤에 그렇게 예쁘다고 한다. 발광하는 플랑크톤이 있는데, 걔네들 때문에 그렇다는 것 같았다.

    사실, 이미 프놈펜 자체도 나에겐 새로운 공간이기 때문데 껩에 와서 새롭다라는 생각이 그렇게 들진 않았다.

    우선, 점심부터!

    우리는 도착해서 짐을 가지고 근처에 먹을 곳을 찾아서 이동했다. 버스가 내려준 곳에서 가까운 먹을곳은 바로 'KEP COFFEE'였다. 그리고 이 근처에서 토끼섬을 가는 배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짐을 다 가지고 토끼섬으로 가고싶진 않았기에 숙소를 먼저 들렸다가 다시 나오자고 했다.

    이곳 식당의 주인은 미국분이었다. 캄보디아 아내분과 결혼해서 이곳에서 사는 것 같았다.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장난도 많이 쳤다. 음식을 먹고, 툭툭이를 타고 우리는 숙소로 이동했다. 역시나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어워드를 받은 식당이라 그런진 모르겠으나, 음식들이 대체로 다 맛이 괜찮았다.


     

    숙소로 이동!

    여기서는 그랩이나 패스 앱으로 툭툭이가 잡히지 않는다. 그런 앱은 프놈펜에서나 좀 이용이 되는 듯하다. 우리는 가게 주인 분께 툭툭이를 불러달라고 했고, 툭툭 드라이버와 협상을 시도했다. 이곳에서는 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툭툭 드라이버들이 가격을 너무 뻥튀기로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길에서 그냥 툭툭이를 타면 안된다.

    툭툭 드라이버는 3불을 불렀는데, 결코 우리와 협상을 할 생각이 없었다. 진짜 뻥튀기한 가격이 아니라곤 하지만, 그래도 뭔가 아까운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관광지는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맞춰야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완전 산속에 있어서 툭툭이를 타고 쭈우우욱 올라가야했다. 정말 완전 산속의 리조트였다. 산속에 숨겨진 비밀공간 같은 느낌이었다. 뭔가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을때 좋을 것 같았다. 자연속에서 자연을 느끼면서 지낼 수 있는 것 같았다. 게스트들도 꽤 있었고,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짐을 다 풀고, 우리는 다시 나와서 토끼섬으로 향하기로 했다. 

    아마 저 맞은편에 토끼섬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지금 날씨가 비가올 것 같기에 배가 뜰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배를 탈 수 있다고 우리를 데려온 툭툭이 기사도 배를 띄어보기 위해 노력해보았지만, 배를 띄워주는 분은 완고했다. 툭툭이 기사가 그래도 착한게 자기가 거짓말한것 같으니 어디든지 공짜로 너희들을 데려가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일단 토끼섬을 가지 못한건 아쉽지만, 바로 '크랩마켓'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바다와 바로 붙어있는 크랩마켓(좌) / 게를 잡을 때 쓰는 대나무로 만든 통발(우)

     

    이곳의 환경은 생각보다 그렇게 위생에 철저한것 같진 않았다. 바닥이 나무로 짜여져있어서 사이사이 틈이 있는데, 이곳에서 게나 다른 해산물을 삶은 물을 그대로 바닥에 버리는 모습들도 보였다. 그런 모습들이  조금은 아쉽긴 했지만, 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니깐, 그들이 살아온 방식이니깐, 쉽게 무시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들의 삶을 그대로 존중하고 싶었다.

    크랩마켓의 모습

     


     

    우리는 조금 이동해서 근처에 카페겸 식당으로 왔다. 이곳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면서 노을이 지는 것을 보려고 했다. 이 때 시간은 여전히 4-5시 여서 두시간은 더 기다려야 해가 질 것 같았다. 음료 하나 시키고 앉아서 우리는 기다리면서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보니 점차 해가 지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었다. 이 곳 또한 노을을 보는 곳으로 유명한 곳 같았다. 그러나 오늘 구름이 너무 많이 있어서 해가지는 것을 제대로 볼지 못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은 짙게 낀 구름 아래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해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물을 던지는 아저씨


     

    해도 다 졌고, 점차 배가 고파져서 우리는 식당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껩에서 게 요리로 유명한 홀리 크랩을 찾았다. 식당 이름으로 장난을 쳐놔서 조금 피식하기는 했지만, 식당은 정말 멋있어보였다.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했고, 손님도 꽤 있었다. 우리는 게를 먹으러 왔기 때문에, 게를 시키고, 그리고 몇개 사이드 디쉬도 시켰다. 가성비가 그렇게 좋진 않지만, 그래도 여행을 왔으니깐 사치좀 부리자고 생각했다. 든든하게 밥을 먹고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껩에서의 긴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