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9. 18.

    by. Conpresent

    비가 온 후 사무실 앞 도로

    6월부터 11월까지가 전부 캄보디아에서는 우기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하게도 비가 계속 오지 않았다고한다.
    내가 6월에 와서도 한국의 장마정도? 라고 여길정도로 짧게 오고 비가 오지 않았지만, 이제 8월에 들어서니깐 비가 매일 오는 것 같다.
    그렇게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캄보디아는 다른 동남아 국가가 그러하듯 많은 국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한다. 오토바이가 그들의 주요 이동 수단이다. 차량을 많은 이들이 타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차량을 구매했을때 내는 세금이 차량 가격의 150%라고 현지친구가 말해주었다. 그렇다보니, 중고차량이라도 차값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하니, 구지 차를 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길에는 차가 무지하게 많다. 그리고 심지어 좋은 차들이 많이 보인다. (나는 1일 1벤틀리라고 말할만큼 벤틀리를 매일 본다)

    우기를 지나다보면 뜬금없이 내리는 비를 자주 마주하게 된다. 사실 사무실안에서 비가 오는 것은 바라보는 것은 굉장히 좋다. 동남아는 비가 올때, 정말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기 때문에, 소리를 들으면 절로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본다면 그닥 좋지만은 않을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사람들이 어느새 갑자기 우비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지직원에게 물어보니, 우기에는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우비를 항상 오토바이에 넣어두고 다닌다고 한다. 

    하긴, 생각해보니 나라도 그러겠다.

     

    외근 나왔다가 갑자기 이렇게 비가 내리면 당황스럽다..

     


     

    코이카 봉사단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있다. 각 나라마다 그 이름은 다르겠지만, 캄보디아에서는 '쏙써바이' 활동 이라고 부른다. '쏙써바이'는 캄보디아어로 '행복하세요'는 뜻이다. 봉사단원이 본인이 파견된 기관에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하면, 봉사단원으로 구성된 쏙써바이 운영진이  일정을 조율하여 행사를 잡는다. 이 행사는 코이카 파견인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그리고 코이카에서는 이 자발적인 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활동물품비를 제공한다. 8월 초에 있었던 쏙써바이 활동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우선 쏙써바이 공식 facebook 페이지이다. 이곳에서 지난 활동들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groupsoksabay

     

    보안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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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facebook.com

    뚤꼭에 위치한 코이카 봉사단 유숙소

    봉사단원들이 처음 오면 머무는 곳, 그리고 잠시 프놈펜으로 올 일이 있을때 머물 수 있는 곳이 바로 코이카에서 운영하는 봉사단 유숙소이다. 사실 나는 봉사단업무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숙소에 대해서 잘 몰랐고, 이번 방문이 처음이었다. 유숙소에서 7시에 모여서 출발하는 일정이었기에, 나는 서둘러서 유숙소로 향했다. 유숙소에는 오늘 쏙써바이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 각 파견지에서 전날 미리 와서 주무신 봉사단원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활동은 캄퐁참 주에 위치한 밧띠에이병원에서 진행하는 활동이었다. 캄퐁참 주는 프놈펜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사실 이곳이 그렇게 많이 떨어져있는 것은 아니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면, 약 70Km정도 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캄보디아에서는 차들이 50-60Km 이상 달리지 않는다. 길 상태도 상태이겠지만, 그 이상으로 다니는 차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이라면 가까운 거리일테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버스야! 달려라~~

    버스를 타고 가다가 아침을 먹는다고 잠시들린 휴게소에서 산 찐빵, 1개에 2000리엘, 약 500원이다. 한개만 먹어도 든든하다!

     


     

    밧띠에이 병원 도착!

    드디어 밧띠에이 병원에 도착했다. 밧띠에이 병원은 코이카에서 보건 사업으로 몇년전에 지어준 병원이다. 어떻게 보면 내게있어서 코이카 사업지를 처음 방문해보는 것이었다. 확실히 프놈펜을 벗어나니, 캄보디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프놈펜은, 특히 내가 지내는 BKK(벙껭꽁) 지역은 캄보디아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업무 설명 듣기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은  병원에 벽화를 그리고,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혈압과 맥박을 체크해주는 활동이었다. 모여서 설명을 듣고, 업무를 나눴는데, 나는 건강 체크를 해주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내 혈압과 맥박을 재보기만 해봤지, 다른 사람의 것을 해준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보건 봉사단원으로 나와계시는 분이 옆에서 도와주셨다.  

    사실 혈압과 맥박을 재는 것은 어떻게 보면 기본중의 기본이지만, 이곳에서는 그러한 기본적인 것이 기본이 되지 못한다. 이런 조그만 검사도 공짜로 해준다고 하면, 너도나도 달려와서 받겠다고 하기 일쑤다. (물론, 게 중에는 정말 공짜냐, 나중에 돈받는거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들도 있었다.) 오늘 활동은 오전중에 세시간정도동안 이루어졌는데, 세시간동안 150여명이 다녀갔으니, 이들의 환경에 대해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봉사활동 중

    그런데, 활동을 하던 중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들이 영어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소통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도 작은 종이에 이들이 알 수 있도록 최고혈압, 최저혈압, 맥박수치를 적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런데,  캄보디아는 그들만의 숫자표기방법이 따로 있어서 그 숫자와 아라비아 숫자를 함께 쓴다. 간혹 아라비아 숫자를 전혀 모르는 듯한 표정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크메르어를 잘 하시는 봉사단원 분들께서 잘 도와주셨다. 현지언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사실 내가 지내는 프놈펜에서는 영어만 써도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한시간정도만 벗어나도 소통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보면서, 봉사단원분들에게는 현지어가 정말 얼마나 더 중요할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기본 보건, 위생 교육을 준비해주시는 봉사단원 선생님들!
    벽화그리기를 준비하는 선생님들!
    하나씩 하나씩 다양한 색으로 채워져서 가는 벽

     


     

    밧띠에이 병원 병동 내부의 모습

    이제 올 사람들은 다 왔는지, 바쁘게 일하던 혈압측정기가 멈추고, 나는 조금 주위를 돌아보고 싶어졌다. 다른 팀은 어떻게 하고 있나~ 궁금하기도 했고, 그리고 병동을 걸어보았다. 여기가 정말 병원이 맞는지 내 눈을 의심하게 할 것들이 참 많았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남는 침대가 하나 없이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었다. 아이 울음소리는 여기저기서 끊기지 않았고,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온 것은 병원이라하기 뭐한 이 어두침침한 분위기였다. 낮이라서 불은 전혀 하나도 키지 않고 있었고, 밤에도 제대로 불이 들어오기는 할까, 할 정도로 작은 전구만 달려 있었다. 그리고 화장실은 나무로 된 문이 부숴져서 덜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이 사진에 있는 전기 밥솥이었다. 왜 밥솥이 여기 있을까, 병원에서 밥을 안주나? 그렇다! 밥을 안준다.. 보호자뿐만이 아니라, 환자에게조차! 그래서 이들은 밥을 직접해서 먹거나 밖에서 사서 먹어야 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링거를 맞는 이들이 혼자 다닐 수 있도록 걸고 혼자 화장실도 가고 그러하는데, 여기는 사람이 한명이 옆에서 붙어다니면서 손으로 링거를 높에 들고 다녀야 한다. 

    한국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히 이곳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와장창 될 줄은 몰랐다. 프놈펜의 화려한 모습에서 이곳이 개도국이 맞냐고 생각이 들 때 쯤, 국가 내 개발격차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벽화팀의 결과물!
    단체사진!

    토요일, 누구나 쉬고 싶은 주말에 이렇게 시간을 내서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타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코이카 봉사단원분들에게는 더더욱. 그렇기에 이 쏙써바이 활동이 더 빛이 날 수 있는 것 같다. 

    너의 행복, 나의 행복, 우리의 행복, 쏙써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