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7. 7.

    by. Conpresent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 간판

    1. 캄보디아의 날씨는 생각보다, 혹은 걱정했던 것보다 덥지 않다. 우기가 시작되는 4월을 기점으로 5월을 보내고, 6월 말에 캄보디아로 왔는데, 비가 와서 열을 식혀주니깐 이 날씨가 견딜만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내에서 일을 하니깐, 밖의 온도가 아무리 더워도 그것에 영향을 받을 일이 사실 없긴 하다. 걸어서 출퇴근하는 이 시간이 오직 가장 덥고 습하다.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의 모습

    2. 첫날 8시에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로 들어갔다. 그때 그 모습이 아직 생생하다. 처음 들어오는 공간,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어색한 나의 모습. 사무실을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더욱 나는 경직됐던 것 같다. 소장님, 부소장님들께 인사를 드리면서 인턴으로서 나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처음 사무실에 들어갔을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저 기다란 나무 탁자였다. '이곳에 앉아서 다들 회의를 하나?'라고 생각하고, 회의하는 모습을 보길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회의는 소장실에서만 진행했다. 나무 탁자는 관상용이라 하더라도 사무실 분위기를 확 달라지게 하고 있다.

    5개월 동안 내가 일할 자리

    3. 빈자리 아무 데나 앉으면 된다고 하셨다. 나는 창문에 좀 더 가까운 자리를 택했는데, 일하다가 한 번씩 창문을 쳐다보면 참 좋다. (물론 뭐 특별하게 보이는 건 없다..) 사무소 곳곳을 안내받고, 사무용품들 필요한 것을 가져다가 자유롭게 쓰면 된다고 하셨다. 앞으로 책상을 얼마나 잘 쓸지는 계속 지켜봐야겠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양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이때는 아직 업무분장을 받지 않아서 특별하게 하는 일들이 없었지만, 두 주가 지난 지금은 모든 업무분장이 다 마쳤다. 캄보디아에서 코이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보건분야가 가장 큰데, 나는 보건분야를 맡게 돼서 감사하다.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또한 많은 사업들이 진행되고 끝나는 것을 좀 더 면밀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금 두 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보건 사업이 얼마나 사회 전반적으로 큰 영향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깨닫고 있다. 물론, 사업이 진행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뒤따르는지에 대해서도 또한 깨닫고 있고,.

    사실, 처음 코이카 인턴을 지원하겠다고 생각하고 알아봤을 때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고작 5개 월해서 무슨 경험을 얻겠냐, 무조건 10개월 해야지.'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5개월만 하더라도 본인의 역량에 따라 충분히 많은 경험을 얻어갈 수 있겠다'

     

    나는 코이카가 첫 인턴이다. 돈을 받고 일을 해본다는 것이 근장과 알바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그런데 같이 캄보디아로 파견돼서 나온 동기 형은 작년에 캄보디아에서 EDCF 인턴을 했다. 개발협력 쪽 사업을 담당하는 코이카와 EDCF 둘 다 접해본 이의 말에 의하면, 코이카가 다른 기관에 비해 인턴들에게 권한을 많이 주는 것 같다고 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코이카가 인턴에게 일을 많이 시킨다는 말이 되지만, 나는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정말 많이 준다고 말하고 싶다. 사회경험이라 할게 전무한 나에게 이 경험은 참 소중하다. 

    아니, 어떤 기관이 인턴에게 프로젝트와, 민관협력, 사무소 전반적인 행정업무, 그리고 출장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비가 온 뒤 무지개가 뜬 프놈펜

    4. 이 동네는 우기에 들어서서 그런지 허구한 날 비가 내린다. 이미 프놈펜에 오고 삼일 내내 빗소리를 들으면서 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에 출근할 때가 되면 비는 싹 그치고, 땅은 다 마른다. 출근하라는 거겠지. 그렇게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다 창문을 보면, 흐릴 시간이 아닌데, 가끔 흐릴 때가 있다. 그러면 창문에 다가가 자세히 밖을 쳐다보면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하지 않고 창문만 바라보고 싶지만, 그래도 다시 자리에 앉아해야 할 일을 한다. 아직까지는 익숙지 않기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지만, 점차 익숙해지면 신경을 좀 덜 쓰게 될 것이고, 그러면서 실수가 하나씩 생길 것이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디테일! 항상 디테일에 신경 쓰자.

    성공적으로 인턴생활을 마무리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