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5. 29.

    by. Conpresent

    1. 카투사로 선발됐다 하더라도 소속은 대한민국 육군 소속이기 때문에, 육군 훈련소에서 5주간의 훈련을 받는다. 이날 부모님과 함께 갔던 것이 생각난다. 훈련소 들어 오기 전에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밥을 먹고 훈련소를 들어갔다. 근데 밥을 먹다가 뭐때문에 동생이랑 다퉜었다. 아마 별 이유도 아닌 걸로 내가 굉장히 못되게 굴었을 것이다. 그냥 모든게 귀찮고 짜증나는 시기였던 것 같다. 2시까지 모이는데 행사하다보면 금세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시간이 다가오는데, 입대하는 장병들을 둘러싼 인파들 가운데 우리 부모님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나는 찾지 못했다.

    2. 입대하고 첫날까지도 내가 군대에 왔다는 것을 전혀 실감하지 못했었다. 나는 둘째날, 밤에 자던 도중 불침번을 해야한다고 나를 깨울때 드디어 내가 군대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잠도 내 마음대로 길게 자기 못하는 날이 다가왔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이왕 책임감을 갖고 임하기로 했다. 물론 불침번을 하는 시간이 결코 빨리 지나가지는 않았다. 매일 그 시간은 참 느리게 지나갔다. 하지만, 받은 편지를 비상등 불빛에 비추어 보며, 혹은 라이트 펜을 이용해서 볼 때 그 때가 가장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3. 카투사는 일반적으로 후반기 교육까지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육군훈련소에서도 같은 대대에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매 기수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 기수는 카투사 160명을 5중대 80명, 6중대 80명으로 나누어서 배치를 했었는데, 후임들에게 물어보면 어떤 기수는 1중대에 160명을 다 배치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던지 결국엔 자대에서 만나는 인연이 끝까지 간다. 

    ----------------------- 지금부터는 2014년도 기준이기에 현재와는 조금 다를 것이다. -----------------------

    4. 5주간의 육군훈련소의 생활을 마치고나면 수료식을 하고, 다음날 기차를 타고 퇴계원으로 이동했다. 이때는 도봉산쪽에 Camp Jackson이 있었는데, 거기가 바로 KTA(Katusa Training Academy)가 있는 곳이다.  *지금은 평택에 있는 Camp Humphreys로 이전했다. 

    기차에서 내리면 짐을 가지고 빨리빨리 뛰라고 말한다. 정말 정신없이 교관들은 소리를 지르고 뭐라뭐라 한다. 인터넷에서 보던 미군 기초군사훈련 영상에서 자주 보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모이면, 본인이 지원했을때 영어성적에 따라서 그룹을 나눈다. 

    마치 이런 모습..

    예를들어, 

    780 - 840                       840 - 900                       900 - 990

    이렇게 세 그룹으로 삼열 종대로 서라고 한다. 그런다음 가로로 한줄씩 한 소대로 끊는다. 이는 소대마다 영어 성적이 큰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그들만의 나름대로의 방법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이와 반대로 횡대로 서라고 한다음 세로로 소대를 끊을 수도 있고, 그건 그때마다 다르게 하는 것 같다. 아마도 친한 사람끼리 소대를 형성하려는 것을 막으려고 해서 그럴 것이다.

    이곳에서 3주간 미군 Basic Training을 받는다. 처음 도착해서 하는 일은 대한민국 육군에서 받아온 물품을 다 버리는 것이다. 이곳에서 새로운 보급 물품들을 주기 때문에 그것을 쓰라는 것이다. 그리고 화장품도 다 버리고 여기서 보급으로 주는 물품을 쓰라고 한다. 나는 참 순진했는지, 수료식 날 새로 샀던 화장품을 그대로 다 버렸다. * 안버리고 뒀어도 사실 별말 없었을 것 같은데..

    그리고 160명이 한개의 교육대대, 4개의 중대, 4개의 소대로 구성된다. 그래서 소대마다 소대장훈련병을 뽑고, 중대장훈련병을 뽑고, 대대장훈련병을 뽑는다. 육군 훈련소에서는 이런거 하면 통화를 좀 더 할 수 있거나 간식을 좀 더 먹거나 하는 특혜(?)가 있었지만, 여기는 그런거 없었다. 

    이때부터 우리의 생활은 미군 식으로 맞춰진다. 이젠 6시30이되면 아침마다 1시간30씩 운동을 시작한다. 3주뒤에 체력검정(APFT)를 통과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 다양한 운동을 실시한다. 교관들이 정말 혹독하게 우리를 트레이닝 시킨다. *생각해보면 160명 놓고 시키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식사도 미군식으로 먹는다. 다만 기초훈련기간이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군생활 할때는 아침 식사시간 때 옆에서 교관이 쳐다보면서 2분? 정도 주면서 식사를 하라고 한다. 정말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차릴 새 없이 입으로 밀어넣어야 한다. 안그러면 다 못먹기 때문이다. 식사 중간에 일어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다 앉으면 함께 식사를 시작하고 다 마치면 함께 다 일어나서 나갔다. 

    그리고 3주동안 기초 군사 지식에 대해서 공부한다. 한국분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시는데, 미 육군 계급에 대한 이해, 미군의 역사, 그리고 미군에서 쓰는 용어들, 약어 들에 대해서 매일 단어시험을 보며 공부를 한다. 이 또한 최종 평가에 포함된다고 들었던 것 같다. 실제 자대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두면 자대에서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것들이다.

    3주동안 있으면서 두번 머리를 깎는다. 처음 KTA 들어오고 나서 며칠되지 않아 싹 밀어버린다. 탭 없는 바리캉으로 그냥 미는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한번은 3주 뒤 수료식 전에 한 번 더 밀었다. 육군훈련소에서는 우리가 서로 멋있게 모양 내주면서 잘라주고 그랬지만, 미군은 부대내에 이발소가 있어서 거기서 일하시는 분이 다 잘라주신다.

    5. 수료를 앞두고 체력검정은 총 두번 친다. 첫번째에서 통과되면 그때부터는 식사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 내가 먹고싶은것 더 가져다 먹을 수 있고, 식사 중간에 일어나서 음료도 더 마시고 싶은 것을 가지고 올 수 있다. 그러나 첫번째에 통과하지 못했다면 좀 더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틀 혹은 삼일 뒤에 체력검정을 한번 더 보는데 거기서는 달리기를 할 때 페이스러너(pace runner)를 둘 수 있다. 내 친구 중에 한 명이 나보다 앞서 가면서 나를 이끌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두번째 기회에도 통과하지 못하면, 유급이 된다. 즉, 다음 달에 훈련소로 들어오는 친구들과 함께 삼주를 더 훈련받은 뒤에 자대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론 이때도 체력검정을 통과해야한다. 

    *2014년도당시만 해도 체력검정 기준은 팔굽혀펴기 60점, 윗몸일으키기 60점, 2Mile 달리기 60점 총 180점 이상이 기준이었는데, 점차 많은 훈련병들이 체력검정에서 탈락하자 50점으로 낮췄다는 말을 들었다. 

    6. 훈련소에서 평균 60점 미만의 점수를 받고 자대로 가더라도 문제는 자대에 가서 발생하는데, 카투사의 특혜인 외박을 나가려면 외박서를 적어야 하는데 거기에 체력검정을 통과했다는 체크를 해야 한다. 자대에서의 기준은 물론 평균 60점이다. 그래서 훈련소에서 대충해서 60점 미만으로 통과하더라도, 자대에 가면 다시 기준은 60점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어차피 할거라면 해야할 때 열심히 해두는게 본인의 외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7. 카투사의 보직과 자대는 선발직을 제외하고는 전부 랜덤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카투사는 선발부터 부정을 없애기 위해 랜덤으로 선발하고 있으며, 보직과 자대 또한 랜덤으로 뽑는다. 그리고 이를 일반 시민들이 참관을 하는데 이는 국방부에서 따로 공지를 올려 모집한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선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 전체 카투사와 참관인이 앉아서 화면을 보는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돌린다. 그러면 자대와 보직이 랜덤으로 결정된다! 보직과 자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카투사의 자대와 보직선발

    1. 많은 분들이 카투사의 자대와 보직에 대해서 궁금하실 것 같아요! 카투사가 배정받는 병과는 전투병 / 통신병 / 어학병 / 보급병 / 행정병 / 의무병 / 군종병 / 헌병 / 운전병 이렇게가 대표적이

    1185600.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