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6. 7.

    by. Conpresent

    1. 카투사가 다른 육군이나, 해군 등 다른 군별에 비해 편하다고 알려져 있죠. 그러나 이런 카투사 내에서도 선호하는 보직과 기피하는 보직들이 존재합니다. '아니, 카투사는 다 좋은거 아니냐? 왜 거기서도 기피하는 보직이 있냐',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어딜가나 조금이라도 더 편한것을 선택할 수 있다면 편한것을 선택하려 하겠죠? 이번에는 제가 생각했을때 카투사들이 대체적으로 기피하려고 하는 보직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려 합니다.

    Military Police, MP 헌병

    2. 다수의 카투사들이 기피하는 보직 첫번째, 바로 '헌병'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잘 이해되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보면 기피하는 보직 순위 1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육군훈련소때부터 옆에 있던 동기가 용산에서 헌병으로 근무해서 헌병 얘기들을 좀 들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헌병을 기피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봤을때 가장 큰거는 불규칙적인 근무생활인 것 같아요! 군대에서 규칙적인 근무생활을 찾는 것이 다른 군별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카투사는 미군의 지휘를 받으며 생활하기 때문에, 공과사를 확실히 하는 미국의 문화에서 Office Hours 9-5는 대체적으로 철저하게 지켜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후 5시 이후로는 막사로 돌아가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본인의 여가시간을 즐깁니다. 하지만, 헌병은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남들 잘 때, 잠 못자고, 잠들 외박나갈때 외박 못나가기도 하고, 그런 생활이 있다곤 합니다! 그래도 이는 반대로 남들이 일하는 평일에 외박을 나갈 수 있는 특권이 조금 주어지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다음으로 큰 이유는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위협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낮에만 순찰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밤에도 순찰을 다니는데, 밤에는 가끔 술을 마시고 인사불성이 된 군인들이 가끔 사고를 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찰들이 야간에 순찰을 하며 주취자들에게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헌병들도 그러한 일을 겪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헌병이 안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헌병 보직으로 갖는 장점들이 많겠지만, 제가 헌병이 갖는 장점으로 생각한 것은 차량을 계속 몰면서 운전을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된다는 점, 그리고 미군 1명과 함께 2인 1조로 구성되서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영어가 어쩔 수 없이 늘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3. 그리고 두번째로 회피하는 보직은 '행정병'이었습니다. 다들 아니, 행정병을 대체 왜??! 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실텐데, 행정병도 종류가 어어어엄청 많습니다. 그 중에 많은 분들이 회피하려 하는 행정병은 바로 ROKA STAFF(Republic of Korea Army STAFF) 즉 한국군 지원단 소속 행정병입니다.

    카투사를 처음 가시는 분들은 이게 뭔지 궁금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카투사는 주한미군에 배치되어 근무를 하지만, 실제 소속은 대한민국 육군의 한국군 지원단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휴가나 상벌 등 모든 자료를 각 대대의 한국군 지원단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투사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육군과 같은 국방 인트라넷을 사용하면서 일을 하고, 한달에 한번, 많으면 두, 세번 상부에서 감사가 와서 검사를 하기도 하고, 대대, 혹은 여단을 관리하시는 한국군 지원반장님의 업무를 돕기도 합니다. (*한국군에서 하는 일과 또오오옥 같습니다. 조금 더 자유롭겠지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건 내가 생각했던 카투사 생활이 아니야!" 하고 보직변경을 신청합니다. (군생활하면서 두, 세명 봤습니다.) 왜냐하면, 한국군 지원단에는 미군이 없기 때문에 업무시 영어를 사용할 일이 전혀, Never Ever!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최소한 룸메는 미군으로 하고 싶다고 하여 주로 룸메를 미군으로 하기도 하는데, 방을 혼자 쓰는 배럭같은 경우라면 정말 영어를 쓸 일은 아침 PT때 정도..? (제가 있던 대대는 한국군 지원단이 S1(인사팀 행정) 소속으로 포함되어 있어서 아침 PT를 함께 했습니다.

    그래도 ROKA STAFF의 장점을 찾아보자면, 대대마다 배정된 인원의 수가 많습니다. 물론 일이 많기 때문도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인원들이 내부적으로 업무를 나눠서 담당하다보니 어느정도 계급이 올라가고 나면, 아래 후임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관리직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물론 선임인 만큼 책임을 갖게 되지요.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공부할 시간들을 확보하게 되면서 본인에게 필요한 자격증 시험 준비나 전역 후 복학 혹은 취업 준비등을 하게 됩니다.

     

    4. 카투사들이 기피하는 보직으로 세번째는 통신병을 꼽고 싶습니다. 통신병은 대대내에서 S-6 라고 불리며, Communication의 약어 Commo(카모)로 불리기도 합니다. S-6의 주된 담당 업무는 인터넷, 라디오, 전화기, 무전기 등 입니다. 일 하나하나가 간단하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주로 많은 편입니다. 주로 컴퓨터 관련한 전공, 이과 계열이라면 이 보직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으며, 처음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배워야하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제가 부대에서 옆에서 보면서 어렵겠다고 느꼈던 점은, 인터넷, 라디오, 전화기, 무전기와 같은 전자기기는 작동하지 않는 이유가 정말 다양합니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조금이라도 작동하지 않으면 무조건 S-6를 찾습니다. 그렇기에 S-6는 항상 업무가 많았고, 오후에 다시 찾아오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훈련을 나가게되면 S-6의 일은 배가 됩니다. 우선, 훈련장까지 험비를 타고 이동할텐데 험비내에서는 라디오로 서로 소통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디오에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S-6를 찾고, 훈련장에 도착하면 텐트를 치고 본부를 만듭니다. 저기에 전기가 들어오도록 하는 것도 S-6가 합니다. 그리고 텐트에 노트북을 새로이 설치하고 인터넷이 되도록 하는 것도 S-6가 합니다. 그리고 텐트마다 무전기로 서로 소통합니다. 이 또한 S-6가 설치합니다. 그리고, 훈련이 마치고 부대로 복귀할 때가 되면 이 모든 것을 해체하는 것 또한 S-6가 합니다. 

    S-6는 일이 있을때는 정말 많고 없을때는 여유로운 그런 보직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결코 남들보다 여유롭지 않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5. 자, 마지막 입니다. 카투사들이 기피하는 보직, 바로 전투병입니다. 글을 보시면서 '역시 당연하지'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것 같고, '왜 안나오나했다'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었을겁니다. 왜 기피하는지에 대해서는 긴 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들 전투병이 궁금하실 것 같아서, 보병대대에서 근무하며 전투병의 삶을 곁에서 가장 잘 보았던 한 사람으로서 단점과 장점에 대해서 한번 얘기해보려 합니다.

    6.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할까.. 전투병을 기피하는 이유는 이름부터가 뭔가 빡세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용산에서 근무하고 싶지, 동두천에서 근무하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전투병은 훈련을 나갈 때 가장 바쁩니다. 사격은 기본이고, 야간 사격에, 팀 훈련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보병대대지만, 탱크 중대가 있는 대대였어서 탱크병과 소총병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탱크병 같은 경우에는 '아, 영상보고 속았다!'라고 느끼기 가장 쉬운데, 왜냐하면 탱크는 한대당 4명의 사람이 들어갑니다. 드라이버, 리더, 사격수, 탄약수 이렇게 구성되는데, 보통 탄약수 - 드라이버 - 사격수 - 리더 순으로 점차 올라간다고 합니다. '영상에서 탱크를 막 쏘는 것을 보면서 내가 탱크를 쏘겠구나',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군생활을 1년8개월밖에 하지 않는 한국인에게 사격수 역할을 거의 맡기지 않기에, 탱크병의 역할은 대부분 탄약수로 끝난다고 합니다. 군생활 내내 탱크정비만 하고, 수많은 탄약을 들었다 놨다만 하다보면 끝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건 아닙니다. 제 선임중에서는 사격을 인정받아 사격수로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소총수 같은 경우에는 훈련이 없을때는 총 닦고, 차량을 점검하는게 일상입니다. 그러면서 차량 시동을 걸어놓고 그곳에서 누워서 쉬다가 일하다 쉬다가 일하다 합니다. 하지만 평소 체력을 강하게 키우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동을 엄청 많이 합니다. 그리고 체력적인 기준이 다른 중대에 비해 상당히 높습니다. 전투중대에 대한 자부심 때문인것 같습니다. 보급병, 행정병이 전투 대대의 전투 중대로 배치되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은 정말 체력적인 한계를 매일 느끼면서 결국에는 자신의 한계를 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전투병은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최대 단점으로 꼽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첫번째로는 '최고보병기장' EIB 뱃지, '공중강습' AASLT, 뱃지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군생활에 무언가 뿌듯한 결과물을 남기고 싶다면 이것만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다양한 훈련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훈련, 독수리 훈련 등에 카투사는 통역병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전투병들은 평소 그들이 쓰는 용어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주로 이들은 훈련기간에 차출되어 연합훈련에 참석하게 됩니다. 셋째, 또 다른 한국이 아닌 다른나라에서 이뤄지는 연합훈련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제가 자대에 오기 전에는 태국에서 연합훈련이 있었는데, 우리부대에서 병사들을 차출해서 갔으며, 제가 군생활 할때는 미국의 애리조나에 있는 NTC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했는데, 관용여권을 발급받아 미국으로 훈련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전투병으로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훨씬 더 쉽게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미군과 함께 지내면서 생활영어와 Slang이 많이 늡니다. 그들과 가장 긴밀하게 그리고 오래동안 하루를 보내는 보직은 전투병이 유일합니다. 처음에 전투병으로 온 것이 싫어도 나중에는 만족하며 끝내는 것이 전투병이었습니다.

    7. 본 글에서 소개해드린데로 카투사에서도 선호하는 보직, 기피하는 보직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는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을 정리하고 소개해드렸기 때문에 이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은 2015년 때 멈춰있기에, 지금은 또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글은 참고용으로 생각해주시고 앞으로 카투사로서의 생활을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어떤 보직을 폄하하기 위한 글이 아닌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군 생활에서 모든 보직이 다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쓰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꼭 안전하게 전역하시길 바랍니다.

    <이어서 카투사의 자대와 보직 선발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확인하세요>

     

    카투사의 자대와 보직선발

    1. 많은 분들이 카투사의 자대와 보직에 대해서 궁금하실 것 같아요! 카투사가 배정받는 병과는 전투병 / 통신병 / 어학병 / 보급병 / 행정병 / 의무병 / 군종병 / 헌병 / 운전병 이렇게가 대표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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