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7. 6.

    by. Conpresent

    짐은 역시 출국 당일날 부터!

    1. YP의 비자와 항공권 발급은 코이카의 자회사인 코웍스에서 담당해서 다 진행해준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다만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여권은 집으로 보내주고, 항공권은 메일로 보내준다. 코이카는 무조건 국내 항공을 이용하는 것 같다. 봉사단을 보낼 때도 봉사단은 다 국내 항공을 탄다. 아마도 대한 항공만 이용하는 듯하다. 나 또한 캄보디아로 가는 대한항공을 이용한다. 처음 대한항공을 이용해 보는 터라 떨리는 마음으로 짐을 오전부터 열심히 싸 본다.

    대한항공 수화물 규정 안내

    대한항공의 짐 무게 규정은 수화물 23kg까지, 기내 반입은 두 개까지, 합쳐서 12kg까지! 위탁 수화물은 23.99kg까지 가능하니, 최대한 그에 맞추면 된다.

    나는 짐을 싸면서 계속 집에 있는 체중계에다가 짐을 올려서 무게를 재보며 짐을 넣고 빼기를 반복했다. 외국에서 5개월을 살아본 적이 없으니, 짐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도 잘 몰랐었다. 그래서 내가 챙겼던 짐을 여기다가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이 중에 굳이 가져올 필요가 없었던 것은 체크해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 챙겼던 짐 리스트

    티 6벌, 
    바지 6벌(청바지, 체육복 긴바지, 반바지, 반바지 두 개, 리넨 재질 긴바지 두 개)
    셔츠 3벌,
    정장 한 벌(흰색 셔츠 포함),
    팬티 6개,
    양말 7개,
    신발 4개(로퍼, 운동화, 슬리퍼, 샌들),
    화장품(스킨, 로션 2개, 올인원, 바셀린, 선크림 2통, 선스틱 3개, 크림 4개, 오일 1개, 알로에 1개, 마스크팩 50장(?) 왁스 1개, 향수 2개, 스프레이 1개, 바디 스프레이 1개),
    샴푸 1개,
    바디&페이셜 클렌저 1개,
    데오도란트 1개,
    치약 3개, 칫솔 3개,
    전기면도기,
    바리깡과 구성품,
    빨래망 두 개,
    약 및 영양제(스멕타(여행자 설사약) 10개, 뿌리는 모기퇴치제 2통, 프로폴리스 180알 정도, 루테인 90알 정도)
    책(에듀윌 NCS, 메시지 성경 신약, 인생의 12가지 법칙)
    다이어리, 노트, 노트북, 아이패드, 인공눈물, 일회용 렌즈 40알, 보조배터리 1개, 목베개

    여기서 챙긴 것 중에 안 쓰는 것은 단 하나, 청바지다. 더워 죽겠는데 청바지가 무슨 말인지.. 괜히 챙겨 왔다. 안그래도 무게도 무거운 녀석인데.. 그래도 언젠가 한번은 입지 않겠다 싶다. 그 외에는 안쓰는 것없이 다 잘 쓰고 있다. 조금 지내보고 나니 이건 잘 챙겨왔다 싶은 거는 세면도구다. 가서 샴푸랑 바디워시 사지! 하면서 오면, 첫날 후진 호텔 제품을 써야 한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처럼 24시간 편의점이 없기 때문에 모든 마트가 문을 닫아서 본인이 챙겨오지 않으면 이곳의 것을 써야한다. 그리고 다음날 퇴근 이후 사면된다. 뭐,, 누군가는 그런 거 써도 괜찮다고 하면 굳이 챙길 필요가 없겠지만, 나는 괜히 트러블 날까 봐 세안용품은 특히나 썼던 것만 좀 쓰는 편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꼭 챙겨가시길!

    그리고 챙겨 왔으면 좋았을 수도 있겠다! 한 거는 '샤워기 정수 필터'다. 뭐.. 캄보디아에서는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다른 YP들 얘기를 들어보면 숙소에서 흙탕물이 나오거나 그런다고 한다. 그리고 정수필터도 한 달만 써도 금세 거무티티 해진다고..

     


     

    2. OK, 이렇게 짐을 다 싸고, 교회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인천공항까지 차로 편하게 이동했다. 본인의 시간을 내서 나를 배웅해주는 그들의 섬김과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나는 여전히 남의 도움을 받기를 잘 못한다. 그리고 항상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크게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것이 나에겐 약간 부담이 되어 오히려 도움을 피하려 하는 게 내 본성이다. 하지만, 나의 이런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아는 이들은 내가 닫아놓은 문을 부수고 들어온다.

    하루는 내게 출국 날짜와 시간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었다. 그래서 나는 이미 그들이 시간을 알면 올 것이 뻔하기에 날짜는 말했지만, 시간을 결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타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는지, 나는 대한항공을 탄다고 말을 해버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후 6시쯤에 출국하는구나 ^^"라는 답변을 듣고 벙쩌버렸다. '어떻게 안 거지?'

    그런데 알고 보니 대한항공의 '인천 발 캄보디아 프놈펜' 은 하루에 오직 한 편만 있다. 결국 빼도 박도 못하게 잡혀버린 나는 그들의 배웅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점차 이런 거 잘 못 받는 나의 본성도 점차 이들에 의해 변화되어 가는 듯하다.

    배웅온 교회 사람들과 동생

    동생 또한 내가 출국하는 날이 오프여서 멀리서 공항까지 먼걸을 했다! 그런데 와서 보니 둘 다 백바지와 샌들로 깔맞춤 한 게 됐다. 매번 만날 때마다 맛있는 거 사주고, 선물 사 주는 동생에게 감사하다. 빨리 나도 취업해서 이젠 동생이 직장에서 쉬면서 나에게 용돈을 받아야 할 텐데, 그 날이 얼른 오길!

    내가 오늘 입고 간 상의와 바지는 사랑하는 청소년부 고2반 아이들이 나를 위해서 자기들끼리 알음알음 모아 사준 것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선생님 역할을 잘하고 있나 항상 나는 나 자신에게 의심이 되었다. 사실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었고, 아이들한테도 미안했다. 특히 이번에 이렇게 떠나게 되니 더더욱 그랬고. 그러나 너무나도 거한 환송식을 받을 때는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얼른 해외 인턴을 마치고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3. 비행기 탑승 한 시간 전 이들과 후다닥 인사를 마치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 몸수색도 받고, 기내 수화물 검사도 받고 나서 여자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비행기 타기 전, 그래도 여자 친구와 계속 연락을 하다가 비행기를 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창 통화를 하다가 비행기 티켓을 찾는데, 티켓이 없다..!! 어디 갔지, 자리에서 앉아서 가방 속을 막 뒤져봤다. 어디에도 없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감도 안 온다. 비행기 시간까지는 한 사십 분 정도가 남았는데, 삼십 분 전부터 비행기 탑승을 하니 그전까지는 가야 한다.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지나가던 안내원에게 물어봤다. 출국장 위층으로 올라가면, 환승 수속하는 안내 카운터가 있는데, 거기에 얘기하면 새로 발권해 줄 것이다는 말을 듣고, 얼른 그곳으로 향했다. 환승 수속을 밟고 있는 이들이 한 세 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고, 그 줄이 줄어드는 걸 기다리는데, 그게 그렇게 안 줄어들었다. 계속 시간 가는 것을 확인하며, 마음을 졸이다가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아마도 한 6시 20분 정도였던 것 같다. 그때 재발권을 끝내고 탑승장으로 이동해서 탑승했다. 면세점이고 뭐고, 볼 시간과 여유도 없었다. 시작부터 우당탕탕, 다이내믹하다!

     

    마침내 도착!

    4. 마침내 프놈펜에 도착했다. 다섯 시간 정도의 비행이었는데, 기내에서 한글로 다 소개하고, 한글로 되어 있는 것은 처음이라 반갑기도 하고 좋았다.

    프놈펜 공항 출국장

    프놈펜 공항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 새로운 환경. 모든 것이 기대가 된다. 그리고 마음이 너무 많이 떨렸다. 뭔가 이곳에 놀러 온 게 아니고 돈을 받으며 일을 하러 왔다는 생각을 하니,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외국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사람인가.'

    온몸이 떨려왔다.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긴장감이었다. 항상 당당하고, 뭐든 한번 해보자 했던 난데, 책임감이 갑자기 나를 덮었다. 그렇지만 아직 해보지 않은걸 겁먹어할 필요는 없다고 나를 달래며, 최근에 읽었던 'GRIT'을 생각하며, 나는 무조건 성공한다고 다짐했다.

    프놈펜 공항은 신기했다. 인천공항은 출국장에서 나오면, 여전히 공항 안이어서 시원했는데, 여기는 출국장의 자동문을 열고 나오니, 후덥지근하고 습한 바람이 갑자기 코로 들어왔다. 당연히 실내일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야외로 연결되었다. 수많은 인파가 종이에 이름이나, 단체 이름을 적고 사람들을 찾고 있었고, 우리 또한 우리를 픽업을 하러 나오는 현지인 기사를 찾기 위해 눈을 열심히 굴렸다. 하지만, 그가 보이지 않자. 한번 전화를 해보자 하고, 전화를 걸려하는 그 순간에, 코이카 셔츠를 입은 현지인 한분이 다가와서 "코이카?" 이러면서 얘기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우리를 픽업하러 왔다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고, 그를 따라 차로 이동했다.

    프놈펜 공항의 모습

    기사를 따라서 간 곳에서 우리에게 차에 짐을 싣고 타라고 하는데, 메일에서 안내받았던 카니발은 온데간데없고, 제네시스가 있었다. 아니.. 뭔가 이런 거는 높으신 분들이나 오실 때 영접할 때 나가는 차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트렁크에 짐을 싣고 차를 탔다. 정말 대접받는다는 느낌에 감사하면서도 또 긴장이 되었다.

    우리의 임시숙소 빌라 삼낭

    공항에서 30분 정도 넘게 이동해서 우리는 미리 예약한 임시 숙소로 왔다. 회사 근처에 빌라 삼낭이었는데, 호텔이었다. 우리를 이곳에 데려다주고, 그는 내일 아침 오전 8시에 우리를 픽업하러 아침에 여기로 다시 온다고 했다. 사실 구글 지도로 보면, 한 블록만 걸으면 되는 곳인데 차로 데리러 온다고 하니, 약간은 부담스러우면서도 감사했다. 처음이니 이곳의 지리가 익숙지 않아 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회사의 배려임을 알 수 있었다.

     

    빌라 삼낭 호텔

    5. 임시숙소는 생각 외로 좋았다. 하루 숙박에 35불인데, 그래도 주거비가 지원되기 때문에 우리는 전혀 부담이 없다. 인턴으로서 많은 지원을 받으며 지낼 수 있음에 감사했다. 이곳에서 지내며 이제는 오 개월 동안 지낼 숙소를 알아봐야 한다. 빨리 호텔을 떠나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싶다. 그리고 빨리 이곳에서의 일과 환경에 적응하고 싶다.

    음 마주한 프놈펜은 나를 설레고, 긴장하게 했다. 이곳에서 보낼 5개월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