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5. 24.

    by. Conpresent

    1. 앨버커키에서 머무는 숙소는 한인 목사님과 사모님 댁이다. 시내에서 조금 산 쪽으로 올라와서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그런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집들도 훨씬 더 많았다. 

    * 미국에서 비싼 동네들은 집들이 높은 곳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부자 동네로 잘 아는 Beverly Hills도 캘리포니아에서 꽤 높은 곳에 있다고 한다. 높은데 일수록 지나가는 사람들이 적어서 그런지 좀 더 안전이 보장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차가 있으니깐 높아도 뭐 올라갈 걱정도 없고..?

    2.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방은 베란다가 딸려있는 방이었는데, 침대가 두 개 있고, 소파도 있었다. 그리고 방 바로 옆에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어서 밤중에 혹시나 큰 소리가 날까 눈치 보지 않고 화장실을 갔다 올 수도 있었다. 베란다를 열고 밖으로 나가면 아래로 동네가 보이던 그 모습은 사진을 찍어놓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맑은 공기와 앨버커키의 화창한 날씨, 잠시 여행자의 신분을 망각하고 이곳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3. 우리는 아침에 참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매일 아침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우리를 깨워주시면 우리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식탁으로가서 차려주신 아침식사를 하며 잠을 깨우곤 했다. 매일 아침 한상 가득 차려진 밥은 매번 남길정도로 많은 양을 주셨다. 그리고 식후에 직접 내려주시는 커피는 또 하나의 별미였다. 작은 한인교회를 운영하시는 목사님은 생계를 위해서 옷가게에서 일을 하셨다. 한국에서는 목회자가 겸직을 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그것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사실 목회자의 겸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목사님의 이런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본인의 사례비를 본인이 충당하며, 자비량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은 사회에서도 영향력을 행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도 변화가 생기면 좋겠다.

    앨버커키 올드타운

    4. 오늘은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윤민자 선생님과 함께 앨버커키 올드타운 구경을 가기로 했다. 앨버커키 올드 타운에는 공원이 하나 있는데, 이곳에서 우리는 앨버커키에 왔다는 사인과 함께 앨버커키의 옛 도심지를 누려보기로 했다.

    San Felipe de Neri Church

    5. 올드타운에서 가장 처음 우리가 방문한 곳은 바로 '산 펠리페 데 네리 성당이었다' 어도비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1706년에 처음 지어졌고, 1793년에 다시 재건축되었으며, 앨버커키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중에 하나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현재도 미사가 드려지고 있다. 

    성당 안내문

    6. 성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러한 안내문을 마주하게 된다. 어디나 그렇지만, 종교 시설이 관광 시설로 여겨지게되면 생기는 문제 중에 하나가 바로 예식 중에 들이닥치는 관람객들이다. 이들은 정숙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곳에서 또한 이러한 안내문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그 부분을 상기시켜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당 내부의 모습

    7. 성당 안내문을 지나 안으로 좀 더 들어보면 내부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주변을 돌아보고 괜시리 한번 자리에 앉아보기도 한다. 교회와 뿌리를 같이 하지만 모습이 다른 가톨릭은 어느 것 하나 내 눈을 사로잡지 않는 것이 없다. 

    성당입구에서 목사님과 함께

     


    성당 맞은편에 있는 마켓

    8. 성당을 지나쳐 맞은편에 보면 이 분수를 둘러서 마켓이 줄지어 있다. 간식거리들을 파는 곳도 있고, 기념품을 파는 곳도 있다. 목사님께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맛 보여주겠다며 우리를 디저트 가게로 이끈다. 

    디저트 가게 내부

    아이스크림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9. 다 있다. 정말 도넛이며, 빵이며 사탕이며, 초콜릿이며 안파는게 없다. 영상만 봐도 달달함이 여기까지 다시 느껴지는 듯하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보러 간다. 아이스크림 칸을 찍는 것을 깜빡헀지만, 아이스크림을 받아 들고는 맛있게 먹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배스킨라빈스와 같이 여러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그중에 먹고 싶은 것을 골라서 직원에게 요청하면 콘 혹은 컵에 담아준다. 그리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것은 전세계 어딜가나 있네

    10. 타운을 돌아다니다 보면 구석구석 신기한 것들이 많다. 이곳 또한 전혀 어울리지 않게 꽃들이 잘 피어있다. 마치 작은 공원을 하나 조성해놓은 듯하다. 그리고 그곳가운데 있는 조그마한 물 웅덩이(?)에 살짝 걸터앉아 사진을 찍어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안에 수많은 동전들이 던져져 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미국도 물에다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자전거 수리

    11. 지금까지 라이딩을 해오면서 호준이가 계속 라이딩에서 불편함을 느꼈었다. 바로 기어변속이 잘 되지 않던 것이었는데, 이것이 혹시 자전거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자전거를 가지고 방을 찾아갔다. 바로 문제는 첫 번째 사진에서 기어 변속기를 달고 있는 쇠뭉치 하나가 계속되는 충격에 의해 안쪽으로 살짝 휘어진 것이다. 육안으로는 쉽게 파악되지 않겠지만, 자세히 보면 그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휘어진 것을 반대편으로 다시 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쇠기 때문에 피는 작업을 하다가 부러질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새 부품을 사서 교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같은 부품을 공장에서 수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단 같은 제품이 있는지 공장에 확인을 해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일단 새 제품을 사기로 결정하고, 휘어진 것을 펴달라고 요청했다. 자전거를 이 자전거방에 맡기고 우리는 다음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떠났다. 자전거에 대한 지식을 이곳에서 전문가에게 들으며 이렇게 또 한 번 더 자전거에 대한 정보를 더 쌓아가는 시간이 됐다. 점차 성장해가면서 자전거라는 것이 어릴 때 내가 알던 수준과 느낌을 벗어나 이제는 좀 더 디테일하게 알아가는 것 같다. 어느 하나를 깊게 알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이며,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목사님 가정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12. 오늘 저녁에 우리는 목사님 가정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사모님의 언니 가정과, 조카 가정과 함께 이 동네에서 지낸다. 가족이 함께 모여서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 이들은 가끔씩 모여서 식사를 함께 한다고 한다. 미국의 가정적인 문화를 곁에서 함께하니, 뭔가 이런 문화가 참 좋았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나누며 얘기를 나누는 것이 한국에서는 명절에나 가능한 일인데, 이곳에서는 꽤나 자주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국에 와서 가정문화는 처음 느껴서 그런지 조금은 어색했지만, 참 부러웠다. 나도 나중에 이런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또 영화관

    13. 오늘 저녁 우리는 또 영화관으로 향했다. 바로 사모님의 조카사위인 Bruce가 함께 보자고 얘기했는데, 오늘의 영화는 바로 '앤트맨과 와스프였다' 막 개봉한 뜨끈뜨끈한 영화였는데, 이런건 IMAX로 봐야 한다며 우리를 데리고 갔다. 처음으로 IMAX로 영화를 보는데 '정말 이거는 꼭 IMAX로 봐야 하는구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미국 영화를 미국에서 보니, 영화 속에서 나오는 개그 코드에 사람들이 확실히 터진다. 한국에서는 터지지 않았을 수도 있을 텐데, 미국에서는 빵빵 터지는구나! 이렇게 또 미국 문화를 하나 이해하게 된다. 늦은 시간 집에 들어와 내일 아침도 늦잠을 자도 된다는 행복감에 씻고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