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5. 26.

    by. Conpresent

    1. 원래 우리는 오늘 앨버커키를 떠나야 했다. 일정이 그러하기도 했고, 자전거도 문제없이 어제 받았기 때문에 오늘 떠나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앨버커키를 오기 전부터 계속 문제였던 것은 앨버커키를 떠나자마자 도착하는 곳이 거리가 참 애매하다는 것이었다. 

    앨버커키 - 산타로사

    2. 앨버커키에서 동쪽으로 가려면 다음 쉴만한 곳은 산타로사였다. 하지만, 이 산타로사까지는 거리가 117마일이나 되었다. 지난번 100마일의 쓴 맛을 봤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선뜻 도전하기가 겁났다. 그래서 생각한 루트는 위쪽으로 산타페로 우회해서 산타로사로 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생각으로 가려고 했는데, 감사하게도 사모님 조카사위분께서 우리를 차량으로 어느 정도 태워다 주겠다고 오늘 하루 더 쉬다가 가라고 하셨다. 일단 애매한 구간의 문제가 해결돼서 다행이었고, 하루를 더 쉬면서 체력을 채울 수 있음에 감사했다.

    장난끼 많은 아이들

    3. 사모님의 조카는 앨버커키에서 미용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우리가 이곳을 떠나기 전에 머리카락을 좀 정리해주겠다고 하셨다. 사모님 댁에서 식탁에 앉는 의자를 가져다 놓고 우리는 머리카락을 잘랐다. 앞으로 또 언제 어디서 머리카락을 자를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머리카락을 한번 자르는데 한국보다 훨씬 더 비싸기 때문에 쉽사리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공짜로 자를 수 있을 때 자르고 떠나자 생각했다.

    루미큐브로 대동단결!

    4. 집에 루미큐브가 있어서 우리는 다같이 루미큐브 앞으로 모였다. 사실 처음에는 단어 게임 같은 보드게임을 했는데, 우리의 영어단어 수준이 너무 얕다 보니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 잘했다. 우리와 너무 수준 차이가 나다 보니 실력이 비슷비슷한 루미큐브로 게임을 바꿨다.

    정말 편했던 순간

    사모님께서 이제 오빠들 먼길가는데 등 좀 마사지해주라고 하셨는데, 사모님 말씀을 곧잘 잘 듣더라. 할머니를 정말 좋아하나 보다!


     

    방탈출 게임!

    5. 최근 앨버커키에 방탈출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이 새로 생겼는데, 이곳을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가보지 못했다고 윤민자 선생님께서 함께 가자고 하셨다. Coronado Center 있는 쪽인데, 방이 여러 개 있었다. 그중 우리는 공사장 콘셉트의 방탈출을 했는데, 난이도는 어려운 것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탈출하기 위해 백방으로 방법을 찾아보려 했지만 결국 시간 내에 탈출하지 못하고 스텝의 도움을 받아 나올 수 있었다. 나와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벽면에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을 하나 남김으로 우리의 앨버커키 방탈출 경험은 끝이 났다. 

    6. 돌아와서 우리는 이제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자전거와 우리의 짐을 사모님 조카사위분의 차에 싣고 우리도 함께 올라탔다. 진심으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시던 목사님 사모님과 이제 떠나 다시 라이딩을 시작한다. 물론 우리의 신분이 본래 여행 자였듯, 이곳을 떠나는 때가 언젠가 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그때가 다가오니 참 마음이 쉽사리 뜨지 않는다. 우리에게 안전에 대한 주의와 꼭 성공하라는 격려와 기도로 함께 하시겠다는 말. 모든 것이 감사했다. 

    이곳에서는 LA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미국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적인 미국의 모습. 그 안에 우리가 초대되어 가족의 일원으로서 잠시나마 지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참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육적과 영적인 채움 이후, 이제 그 편한 곳에서 떠나 다시 불편한 곳을 향해간다. 앞으로 서로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잠시나마 그들의 삶에 우리를 초대해주어 감사하고, 나도 그들을 조금은 닮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