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5. 25.

    by. Conpresent

    1. 오늘은 앨버커키가 산악지대로 경치가 정말 좋기 때문에 산을 오르자고 했다. 목사님 조카가족들과 함께 우리는 산으로 향했다. 목사님 댁 뒤편에는 산들이 높게 있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그곳이 어디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지도에서 Sandia peak,  Cibola national forest 두 군데가 나오기 때문에 둘 중 한 곳일 것 같다. 

    산에서 바라본 앨버커키

    2. 모두 다 차에 탑승하고 출발했다. 적당히 햇살이 비추는 가운데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낼 것 같았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타러 온 곳에서 우리를 다시 돌려 내려 보내려 했다.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물어봤더니, 지금 산 위쪽에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케이블카 운행이 잠시 정지됐다고 한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타려고 대기하는 인원이 다 타면 한 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하는 것이다. 절망에 잠긴 우리는 여기까지 올라온 게 안타까워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서 내려가기 전에 여기서라도 사진을 찍자 하여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이렇게 찍어도 정말 예쁜데 좀 더 높은 곳에서 찍었으면 어떠했을지 정말 감이 안 잡히지만, 아쉬움은 크게 남았다.

    함께찍은 사진

     


    3.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사모님의 말로 우리는 다른 곳으로 장소를 이동하기로 했다. 주변에 골프 리조트가 있는데 거기가 사진 찍기 예쁘게 잘 나올 것 같으니 거기로 가보자고 하여 그곳으로 이동했다. 

    골프리조트 전경

    4. 역시 골프 리조트는 예뻤다. 호수와 분수도 있고, 잔디도 잘 깔려있고, 하늘도 참 예뻤다. 주변을 좀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볼까 하는데, 관리자인지 누군가 와서 투숙객이 아니면 이쪽에 들어오시면 안 된다는 말...! 우리는 여기서도 또 쫓겨나게 되었다. 함께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다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 또 방황하게 되었다. 이때 막내딸이 '멘치스'먹고 싶다고 외치는 것이다. '대체 멘치스가 뭐지?' 뭔지 모르던 우리는 그게 아이스크림 가게 이름이란 걸 곧 알게 되었고, 함께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멘치스에서 함께 아이스크림

    5.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여기는 배스킨라빈스처럼 아이스크림들이 다양하게 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원하는 사이즈의 컵을 가지고 가서 직접 받아먹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다 받고 나면 토핑을 고를 수 있는데, 가서 토핑도 내가 원하는 대로 뿌리면 된다. 그리고 카운터로 가져가면 무게를 재고, 토핑 종류를 파악해서 결제를 하는 시스템!

    좋은 점이 있다면 아이스크림을 조금씩 빼서 무슨맛인지 먹어볼 수 있는 샘플 컵이 제공된다. 그래서 먹어보고 내가 원하는 것으로 담을 수 있었다. 

    결국 언덕을 올라갔다!

    6.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 아쉬웠는지 혹시나 또 올라갈 높은 곳이 없는지를 생각하시더니 어디로 가자고 하셨다. 그곳은 그렇게 높진 않은데 걸어서 올라가면 된다고 하셨다. 

    언덕에서 보는 앨버커키 전경

    마침내 오른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은 정말 환상이었다. 왜 그토록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위에서 마을을 보길 원하셨는지를 알 것만 같았다. 정말 이 순간만큼 케이블카를 타지 못한 게 아쉬울 수 없었다. 만약 정말 높게 올라갔다면 저 앞에 보이는 지평선이 정말 제대로 하늘과 땅을 반으로 나누고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마침내 보게 된 앨버커키의 모습이라 만족스러웠다.

    좀 더 생생했던 그때의 모습

     


    수리 후 다시 받은 자전거

    7. 자전거 집에서 수리가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는 다시 자전거 방에 들려 자전거를 찾아가기로 했다. 호준이의 자전거에 휘어져 있던 쇠가 다행히도 부러지지 않고 잘 펴졌다고 한다. 일단은 그걸로 달고 달리다가 고장 나면 새것으로 교체하라고 새것도 추가로 주셨다! 호준이는 다시 자전거를 받아 타고 잘 작동되는지 확인해봤다. 아무래도 매일 짐을 달고 달리던 자전거에 아무런 짐도 없으니 뭔가 허전하여 뒤에 올라타 보라 했다. 그러자 평소에 우리가 지고 달리던 무게가 느껴져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었다. 일단 자전거가 문제없이 잘 고쳐져서 다행이었다. 자전거를 잘 고쳐준 수리점 선생님께도 감사하고, 우리를 자전거 방에 데려다주느라 수고해주신 한인 선생님들께도 감사했다. 이제 다시 라이딩을 시작해야 함이 다가옴을 느꼈다. 참 이 함께하는 기쁨이 곧 끝날 것이라는 아쉬움이 다가왔다.

    저녁으로 먹은 브라질리언 식당

    8. 시내로 우리는 내려와서 브라질리언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위해 향했다. 브라질리언 식당은 처음이라 어떨지 참 궁금했다. 안에서 내부를 찍지 못해서 아쉬운데, 앨버커키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가보길 권한다. 고기뷔페인데, 브라질리언식 고기뷔페는 웨이터들이 고기를 종류별로 가지고 다니면서 테이블마다 먹을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한 조각, 두 조각씩 그 자리에서 접시에 썰어준다. 그리고 나머지 샐러드 종류들은 샐러드 바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가져다 먹으면 된다. 물론 고기 종류는 돼지, 소, 닭은 물론이고, 양, 소시지 도 있었다. 부위별로 다양하게 제공됐으며, 모든 고기를 한 번씩 다 먹어봐야지 하는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나중에는 먹어보고 싶은 것만 먹자고 계획을 바꾸게 됐다. 푸짐한 이 식당 강추!

    'Tucanos Brazilian Grill' - 110 Central Ave SW, Albuquerque, NM 87102, USA

    Cathedral Basilica of St. Francis of Assisi

    9. 이대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없어 우리는 산타페로 향했다. 앨버커키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산타페는 많은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한다. 예술가들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예술작품들이 전시가 되고, 팔리기도 한다고 한다. 처음 산타페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바로 이 성당,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의 바실리카 성당이다. 1800년대에 지어진 성당으로 정말 이 도시에 어울리는 고전적인 예술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축제중이던 산타페

    10. 이 당시 산타페는 축제중이었는지 도시 중앙에 있는 공원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즐기고 있었으며,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잠시나마 이들 속에 들어가 이들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생각보다 수많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 참 생기가 넘치는 도시 같았다.

    산타페의 모습

    11. 산타페는 참 아름다운 도시였다. 적은 사진 안에서 느꼈을진 모르겠지만, 이곳은 건물들이 모두 비슷비슷하게 생겼다. 또한 건물의 외벽의 색도 비슷하다. 이는 도시의 건물들이 모두 어도비 양식으로 지어진 것인데, 이것이 이 도시의 특색이다. 그래서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들도 어도비 양식에 맞춰서 색도 맞춰서 지어져야 한다고 한다. 이것이 그들이 도시의 전통을 지켜가는 방식인 것 같다.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일관성 있게 도시를 꾸며가는 것 또한 도시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예술가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으는 이유 아닐까 생각된다. 하나 됨 속에서 갖는 개인의 개성.

    예기치 못한 만남

    12. 성당 앞에서 우리들은 사진을 찍으면서 웃으며 얘기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분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혹시 한국분이세요?"라고 했다. 그래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한글을 듣게 되니 너무나도 반가웠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는지 여쭤봤다. 수의학에서 말 관련한 공부를 하는데, 인턴을 이쪽 근방에서 하게 되어 미국인 분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오늘 산타페에 그 주인 분들과 함께 관광을 왔다고 했다. 우리 또한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며 잠시 들린 도시라고 말했고, 우리 프로젝트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미국인 홈스테이 호스트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경청해 주시고, 함께 공감하고 아파해주셨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우리가 알리는 문제는 사실 본인들에게 가까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다가오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잘 공감해주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참 감사하고, 나도 이들과 같이 타인의 문제에 진심을 다해 공감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