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6. 4.

    by. Conpresent

    Elk City - Hinton

    1. 앨버커키를 떠난 지 5일 정도 되었다. 이는 곧 한식을 못 먹은 지 5일이 되어간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제 오클라호마 주의 주도(city)인 오클라호마시티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한인회장님과 연락이 닿아 계속 연락을 나누고 있다. 우리에게 숙소를 잡아주시겠다고 언제쯤 도착하는지 궁금해하셔서 계속 우리의 상황을 업데이트를 했다. 그러던 날이 계속되었고, 이제 내일이면 오클라호마 시티에 들어간다! 일단 한인회장님이 계시다면 그곳에는 분명 한식당이 있을 것이다! 한식을 못 먹는다고 힘들거나 그렇진 않지만 그래도 익숙한 맛을 계속 찾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일 한식을 드디어 또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품고 오늘도 달려간다!

    오늘도 셀카로 출발!

     


     

    구름에 가려진 일출
    조금씩 밝아지는 아침

    2. 오클라호마 주로 들어와서는 고속도로를 탄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이런 로컬 길로 주로 이동했다. 그러다 보니 차를 마주칠 일이 없어서 길 한가운데서 마음껏 사진을 찍곤 했다. 라이딩을 하다 보면 주마다 길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에 대해 보게 된다. 보통 도로는 주 단위로 관리하지 않을까?라는 지극히 내 생각,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경계에서는 길이 갈라진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마 이런 경계지역은 서로 책임이 모호하다 보니 대충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중부지방은 허리케인이 또 자주 불기 때문에 아무리 길을 잘 보수해놔도 한번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가면 다 망가질 것 같다. 그래서 누더기를 붙인 듯 덕지덕지 보수되어 있는 길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것 같다.

    여긴 좀 깔끔

     


     

    업 다운 업 다운

    3. 여기는 길이 정말 특이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다운 힐로 가다가 업힐로, 그리고 또 다운힐로 그리고 또 다시 업힐로.. 이 것이 계속 반복됐다. 마치 인터벌 운동을 하는 것 같이 달리다가 걷다가 달리다가 걷는 것 같았다.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더 지치는 것 같은 것은 단지 나의 느낌이었을 뿐일까, 

    그래도 내리막을 내려갈때 나를 스치던 바람은 너무나도 좋았는 걸.

    이런길만 계속 되었으면..,

     


     

    4. 마침내 힌턴에 도착했다. 미리 어제 구글맵으로 찾아봤을 때, 힌턴에는 숙소가 두 군데 있었다. 그중 더 싼 곳을 우리는 찾아갔다.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가니 오늘 예약이 다 찼다는 불행한 소식..! 

    힘겹게 달려와 숙소에 바로 들어가서 쉬는 것만 상상하며 열심히 달려온 우리에게 방이 없다는 소식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우리를 보시던 친절하신 모텔 주인께서 예약하신 분들에게 전화를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른 데로 숙소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찾아봐주겠다는 것!  그런데 미국에서는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아서 연락을 안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우리는 어찌 됐건 한번 시도라도 해봐 달라고 부탁드렸다. 여러 군데 연락을 돌렸지만,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사장님의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숙소가 한군데가 더 있긴 하지만, 안 좋은 곳도 다 찼는데, 이곳도 다 차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더 달려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미 반복되는 업힐 다운힐로 체력은 빠질대로 빠져있었기에 걱정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다른 숙소로 갔다. 도착해서 카운터에 앉아계신 분에게 혹시 오늘 하루 머물 수 있는 방이 있냐고 물었다. 그분은 마지막 하나 남아있다고 하루 머물 수 있다고 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체크인 서류를 바로 작성했다. 서류를 작성하던 중에 새로운 손님이 한분 오시더니 방이 있냐고 물었다. 카운터에 계시는 분은 방금 마지막 방이 나갔다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말 조금이라도 더 늦었더라면 오늘은 예상치도 않았던 거리를 추가로 더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참 아찔했다. 정말 우리에게 딱 필요한 숙소를 미리 예비해 놓으심에 감사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지친 몸을 편히 쉬게 하고, 내일을 또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카지노 식당의 벽면

    5.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생각하던 중 이 근처에 카지노가 있는게 생각났다. 이전에 세도나에서 만났던 스님과 함께 갔던 카지노, 그곳에서 우리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오늘 두 번째로 카지노에 식사를 하러 갔다. 역시나 카지노에는 식당이 있었고, 그곳에서 우리는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벽을 이쁘게 꾸며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나 루트 66이 정말 큰 의미를 갖는 도시인 것 같다.

    오늘 저녁식사

    6. 오늘의 저녁식사는 보편적인 미국의 식사메뉴로 먹었다. 오믈렛과 프렌치 토스트 그리고 해시브라운!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주스도 먹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또 패스트푸드가 아닌 음식을 먹으니 속이 더 든든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 건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먹고 잘 쉬어서 내일을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