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6. 11.

    by. Conpresent

    ORU 정문 사거리

    1. 털사에서 지내는 동안 우리에게 숙소를 제공해 주신 집사님은 아들이 세명 있는데, 둘은 대학생으로 다른 지역에 나가 있으며, 막둥이인 막내아들이 집사님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막내아들은 초등학생인데, 테니스를 좋아해서 테니스를 배우고 있었다. 집사님께서는 아들이 학교를 마치고나면 픽업해서 테니스 훈련장으로 데려가야하기때문에 우리에게 오후에 털사에 있는 대학교를 구경하고 아들이 테니스를 치는 곳에 구경가자고 하셨다. 

    ORU 정문에 있는 학교 마크

    2. 그렇게 우리는 집사님 댁을 떠나서 ORU로 도착했다. Oral Roberts University는 기독교 대학교로 털사에서 유명한 대학교라고 하셨다. 우리는 집사님께서 설명을 해주시지 않으셔도 충분히 이곳이 기독교 대학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Praying Hands

    이 동상, Praying Hands, 기도하는 손이 정문에 바로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마로 있는 이 동상은 설립자인 Oral Robers 목사님의 손을 본딴 것이라고 했다. 4,000명 정도가 다니는 크지 않은 학교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동상 하나로 이 곳이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으로 봐도 충분히 거대해 보이지만, 제대로 실감이 안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아래에 좀 더 크기가 실감이 날 수 있는 사진을 소개하겠다.

     

    정말 거대한 기도하는 손 동상

    이제 이 동상이 얼마나 거대한지 좀 가늠이 가는가? 정말 크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가까이 가서 본 동상은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동상 겉면에 적힌 다양한 성경구절과, 사람이름들을 볼 수 있었고, 정말 손의 한부분, 한부분이 디테일하게 표현된 동상을 마주할때 뭔가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이 학교를 지탱하는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밖에서 걸으며 사진만 찍었는데도 날씨가 덥다보니 금세 몸에 열이 달아올랐다. 역시나 미국에서는 걸어다니는 사람을 잘 볼 수 없는데, 그 이유가 있다 차에서 다들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왜 미국에서 Drive-thru가 퍼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고 재빨리 차로 다시 돌아와 우리는 막내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이동했다.

    3. 학교가 마쳤는지, 막내아들은 친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픽업해서 테니스 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테니스장에 도착하니 나이가 지긋한 분들도 테니스를 치러 오시는 것을 봤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모습을 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은 어색했는데, 이내 곧 적응됐다. 테니스가 정적인 스포츠는 아니기 때문에 나이가 드시면 힘들 것 같은데, 그래도 밖에서 햇빛을 맞으며 치시는 분들이 정말 건강해보였다. 

    아이들 또한 수업을 들을 때 땡볕 밑에서 연습하는데, 그래서 선크림은 정말 필수였다. 아들은 아직 초등학생이라 어머니가 발라주는 선크림이 귀찮고 정말 바르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선크림은 정말 필수다! 특히나 밖에서 계속 훈련을 하니깐, 무조건 열심히 발라야지! 피부관리는 어렸을 때 부터..!! 

    밖에서 테니스를 치다보니 보냉이 되는 병에 얼음을 가득 담아서 물을 담고 밖으로 가지고 나간다. 밖에서 걷기만 해도 땀이 나는 날씬데, 밖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테니스를 치는 거는 얼마나 힘들까? 우리는 조금 멀리서 테니스 훈련 받는 것을 구경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4. 오늘 저녁은 털사한인교회의 이 집사님께서 사주신다고 하셔서 우리는 저녁에 또 챙겨서 집사님과 함께 식사 장소로 향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멕시칸 음식이었다. 타코와 파히타, 그리고 나초와 과카몰레. 이 모든 음식을 즐기면서 함께 얘기를 나눴다. 집사님 가족 모두와 우리 둘 해서 열명정도가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대 가족이 모여서 함께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항상 둘이서만 밥을 먹다가 이렇게 여럿이서 밥을 먹게되면 그 느낌이 참 좋다. 편안함보다 더 특별함 감정이 드는데, 어떤 감정보다 우리를 환대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게 되어서 참 감사하다. 

    저녁을 먹고 이 집사님 댁에서 후식을 먹자고 하셔서 우리는 집사님 댁으로 함께 이동했다. 정말 한인분들이 지내시는 댁을 찾아갈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집들이 하나같이 다 멋있고, 같은 느낌이 하나도 없다. 공장에서 찍어낸듯한 느낌보다 하나하나가 역사와 개성을 지닌 집이었다. 

    집사님께서는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 하나 있다고 우리에게 차고로 안내하셨는데, 차고에서 우리는 특별한 물건을 볼 수 있었다.

    배달의 무도 아이스박스

    바로 <무한도전> 프로에서 진행했던 '배달의 무도'방송때 사용했던 아이스박스였다. 

    6. '배달의 무도'는 시청자들의 사연을 통해 준비한 음식과 함께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는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편이었다. 이 방송을 본방사수를 하지 못했지만, 참 기사가 많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매주 토요일 저녁시간 웃음을 선사하던 무한도전에서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프로젝트였다. 어떻게 그러한 프로젝트를 생각해 냈는지, 참 김태호 PD에 대한 놀라움을 계속 자아냈던 기억이 난다.

    사회와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은 문제들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예전과 같이 직접적인 관계보다는 전자기기와 인터넷을 통한 간접적인 관계가 더 익숙해졌으며, 타인에 대한 공감보다는 나에 대한 공감을 먼저 해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더 자라나 우리를 장악했다. 그렇지만 이 사회는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그러나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한 사람, 여러 사람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타인을 생각하는 이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송에서는 털사한인교회가 나왔었는데, 그곳에서 입양 가족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강의를 하는데 그 장면이 방송에 나갔었다고 한다. 그리고 집사님께서는 이것을 기념으로 챙겨두셨다고 한다. 정말 의미가 큰 기념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방송을 볼 당시에는 미국은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 털사가 어딘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을 지나가면서 미국 지도가 내 머리 속에 한번에 들어온다. 누가 미국의 어디를 얘기하건 '아~ 거기!' 하면서 그 때 날씨가 어땠는지, 만났던 사람들이 먼저 떠오른다. 

    7. 무엇이든 직접 경험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시야는 넓어진다고 느낀다. 특히나 이번 횡단을 하면서 그런 것을 느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거대하지만 세달간 횡단을 하고나서는 이 넓은 곳이 이제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있을 만큼 내 머리 속에 들어올 만큼 작아졌다고 느껴진다. 

    대한민국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막연히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하던 작은 아이는 이제 미국을 품고, 세계를 품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