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6. 26.

    by. Conpresent

    Fort Scott - Osawatomie

     

    1. 오랜만에 웜 샤워가 잡혔다. 여기까지 웜 샤워를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남은 날들은 거의 다 웜 샤워로 잡혀있다. 혹은 한인 분들 댁이나! 이제 더 이상 숙박 때문에 큰돈 나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경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숙박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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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었던 모텔들을 보면 최저 $60 에서 최고는 $80 정도로 하룻밤 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다.
    호텔도 아니고, 모텔이... 그래도 조식을 제공해 주는 곳이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다!
    그거는 아침 식사비 빼고 숙박비를 치자!

     

     

    캔자스 주의 하늘

    2. 캔자스 시티로 향하는 길은 길이 참 잘 깔려있었다. 아니, 미국에서 대부분의 길은 포장이 되어있다. 그리고 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관리도 꽤 잘 되어있다. 사진과 같이 이렇게 아스팔트가 짙은 검정을 띄고, 새로 그린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새하얀 라인을 밟으며 라이딩을 하는 기분은 마치 겨울에 눈이 쌓였을 때, 아무도 가지 않아 어떤 발자국도 나있지 않은 그 길을 내가 처음 밟고 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비록 뽀도독 소리는 나진 않지만.. 거친 내 숨소리만을 느끼면서 묵묵히 페달을 밟는다.

     

     


     

    점차 흐려지는 하늘

    3.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는지도 까마득히 잊은채 페달을 밟다가 문득 주변이 어두워졌음을 깨달았다. 햇빛이 가려진 틈에 시원하게 라이딩을 하는 것에 빠져서 구름이 저렇게 가득해진지도 눈치채지 못했다. 문득 또 불안해졌다. 마치 어제와 같이 날씨가 또 급변해서 비바람이 몰아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마음은 좀 더 급박해졌다. 페달을 더 열심히 밟고, 지도를 보면서 웜 샤워 집으로 다가갔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인다..

    점차 더 흐려지는 것이 정말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져도 이상할리 없는 모습이다. 결코 비를 맞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우리는 열심히 달렸다. 그래도 대부분 평지인데다가 해까지 가려주니, 달리는 데 큰 어려움도 없었다!

    바람도 강력하게 불어왔다. 어제가 계속 상상됐다.

    금방이라도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모습

    다행히도 비를 맞기 전에 오늘 웜샤워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짐을 풀면서 호스트와 인사를 나누는 사이 사진을 찍을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우리가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비가 한 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정말 또 비를 맞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과 오늘도 비를 피하게 해 주심에 감사하며 우리가 최상의 몸 컨디션으로 내일 라이딩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오사와토미의 웜샤워 호스트

    4. 오늘 웜 샤워 호스트는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부모님 또한 웜 샤워를 운영하는 것에 만족하셔서 아들과 함께 계속 웜샤워를 하시는 것 같다. 우리가 처음 이 집에 도착했을 때는 아들이 없었고, 어머니만 계셨다. 어머니가 우리를 맞이해주셨는데, 그의 따뜻함에 감동이었다. 오랜만에 모텔에서 느껴지지 않은 가정집의 따뜻함을 느끼니 더 감동이 컸던 것 같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우리에게 물과 과일을 내어주면서 혹시나 배가 고프지 않냐고 물어보고, 일단 식사시간이 가까워오지만 그전에 허기진 배를 채우라면서 빵을 내어주셨다. 

     

    그리고 홈메이드 식사!!

    5. 오늘 호스트에게서 우리는 저녁식사를 대접받았는데, 오늘 메뉴는 바로 샐러드와 새우 타코, 그리고 칩과 과콰몰리였다. 오랜만에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서 몸에 새로운 영양분을 채우는 느낌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 참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얘기를 하다 보니 오늘 호스트는 2014년에 자전거로 인천에서 부산까지 한국 국토종주를 완주했다고 했다. 그는 도장을 찍으면서 달리진 않았지만, 그래서 한국 말고도 자전거로 세계의 여러 나라를 다녔었다. 그래서 더 웜 샤워를 호스팅 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차고를 보면 좋은 자전거가 여러 대 있었고, 자전거를 정비할 수 있는 장비까지 다 있었다. 여행용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그는 언젠가 미국 국토횡단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도 분명 그는 이 자전거 여행의 느낌을 잊지 못해서 횡단을 하러 떠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경험이 주는 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가 불가능하니 말이다.